올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규모가 13년 만에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 300억달러는 고사하고 200억달러 달성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3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 현재까지 해외 건설수주 총액은 180억9,802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62억5,380억달러)보다 31% 떨어졌다. 2019년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총액 321억1,566만달러의 56% 수준에 머문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그간 해외 수주액이 가장 많았던 중동 지역이 더 이상 ‘텃밭’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라는 점이다.
◇ 중동 수주 ‘반토막’, 신규 진출도 ‘글쎄’= 올해 1월부터 12월 3일까지 중동지역 수주액은 43억 9,933만 달러다. 지난해 92억 448만 달러에서 52%가량 줄어들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수주는 29억 9,099만 달러로 작년보다 늘었지만 아랍에미리트가 전년 동기 52억 8,440만 달러에서 6억 6,681만 달러로 급감했다. 지난해 최대 수주 지역인 아시아는 107억 1,474만 달러로 전년 162억 774만 달러에 못 미쳤다. 전년 동기 40억 9,008억 달러에 달했던 베트남에서 올해는 8억 9,691만 달러밖에 수주하지 못했다.
이밖에도 아프리카 지난해 12억 2,161만 달러에서 올해 3억 8,368만 달러, 유럽도 37억 867만 달러에서 19억 1,855만 달러로 크게 수주액에 줄어들었다. 북태평양·북미는 10억 4,062만 달러에서 5억4,808만 달러, 중남미도 7억 3,253만 달러에서 1억 3,363만 달러로 감소했다. 이 같은 수주 실적은 신규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팎으로 줄어든 일감, 해법은 없나= 업계 관계자들은 해외 수주 감소의 원인으로 정부의 소극적인 금융 지원 함께 건설사의 보수적인 사업성 검토를 꼽는다. 이런 가운데 국내 수주도 줄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 수주액은 148조 9,00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7년 160조 5,000억원, 2018년 154조 5,000억원에서 꾸준히 감소세다.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그동안 주력했던 도급형 사업과 달리 투자개발형 사업은 큰돈을 쓰고, 긴 기간에 조금씩 받는 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다르다”면서 “리스크를 감내하지 않으면 사업수주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부와 민간 모두 단기 저수익을 감내하고 지속해서 해외 투자를 밀고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