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영국 런던의 미 대사관저 윈필드하우스에서 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미 국무장관이 케이 베일리 허치슨(왼쪽) 나토 주재 미국대사와 대화한 후 웃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뒷줄 오른쪽) 백악관 선임고문도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 수행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영국에서 3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 정상들에게 화웨이의 5세대(5G) 장비 도입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표명할 것으로 보이며 화웨이는 미국의 견제에 맞서 러시아와 손을 잡는 등 돌파구 모색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2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 기고문에서 “유럽은 5G와 관련해 안보를 최우선에 둬야 한다”며 “유럽 국가들이 중요 인프라의 통제권을 화웨이나 ZTE 같은 중국의 ‘기술거인’들에 넘겨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화웨이의 대안으로는 삼성 등을 제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국 삼성이 그렇듯 에릭손·노키아 같은 유럽 기업들도 고품질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5G 장비들을 생산하고 있다”면서 “이들 회사는 공정하게 경쟁하는 합법적인 상업행위자이며 법의 통치를 준수하고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는 민주국가들에 본사를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기고문은 나토 정상회의를 코앞에 두고 유럽에 보내는 ‘경고장’의 성격이 짙다. 미국은 화웨이의 5G 장비를 도입하지 말 것을 유럽 국가들에 거듭 압박해왔지만 독일·프랑스·네덜란드와 오랜 우방인 영국마저 ‘반(反) 화웨이’ 전선에서 이탈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화웨이 로고와 5세대(5G) 사인이 걸려 있다. /상하이=로이터연합뉴스
화웨이는 미국 견제에 맞서 활로를 찾는 데 분주하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화웨이가 최근 여섯달 동안 최소 8곳의 러시아 대학·연구소와 파트너십을 맺기로 했다고 전했다. 미국 유명대학과의 연구협력이 끊겼지만 러시아와 손잡아 미국과의 기술 패권 전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화웨이의 연구개발(R&D)센터를 미국에서 캐나다로 옮기겠다고 캐나다 현지 일간지에 전하기도 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