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신해철거리에 놓인 그의 동상과 사진.
서울 중구 덕수궁과 덕수궁돌담.
올해는 레트로, 복고음악이 전 세대를 사로잡았다. SBS가 운영하던 음악 스트리밍 유튜브 채널에 네티즌들이 ‘온라인 탑골공원’이라는 별명을 붙여줬고,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은 지나간 명곡들로 가득 찬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으로 눈길을 끌었다. 옛것이 더는 촌스럽지 않은 지금, 흘러간 음악을 다시 들으며 곡의 배경이 된 곳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한국관광공사는 옛 노래에 얽힌 추억과 함께, 또는 레트로 감성을 한껏 살리며 떠날 수 있는 ‘노래와 함께 떠나는 여행지’를 소개했다. 서울 시대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곳으로는 중구 광화문 네거리부터 정동교회 일대가 제격이다. 연인과 이곳을 거닐던 흔적에 대한 기억을 담은 이영훈 작사·작곡의 노래 ‘광화문 연가’에는 서울 정동길, 교회당, 덕수궁 돌담길이 등장하는데 노랫말 속 눈 덮인 조그만 예배당이 바로 정동제일교회다. 교회 주변으로는 옛 러시아 공사관, 아담한 찻집 등이 찾아온 이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근처에 있는 서울시청 정동 전망대에 오르면 덕수궁과 정동길 일대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마왕’으로 불리던 고(故) 신해철은 경기도 성남 분당에 작업실을 마련해 활동했다. 지금은 그의 작업실 주변으로 그를 추모하기 위한 신해철거리가 조성됐다. 신해철이 마이크를 잡고 앉은 동상을 중심으로 160m 정도 이어지는 길바닥에는 가수 인순이를 비롯해 각계각층 사람들이 그를 기억하고 추모하며 남긴 글들이 적혀 있다. 나무 푯말에는 신해철이 쓴 노랫말이 새겨져 있어 길을 걸으며 그가 남긴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다.
가수 강은철이 부른 ‘삼포로 가는 길’은 지난 1983년에 나온 노래다. 많은 이들은 가사 속 삼포가 이상향을 비유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경남 창원 진해에 있는 마을이다. 곡을 작사·작곡한 이혜민은 진해로 여행을 갔다가 삼포마을에 반해 노랫말을 썼다고 한다. 마을 초입에는 2008년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가 세워졌다. 노래비 아래에 설치된 음향 장치 버튼을 누르면 ‘삼포로 가는 길’을 비롯해 그 시절 가요가 흘러나와 향수를 자극한다.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