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카메라가 진화를 거듭하며 내년에는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의 최신형 스마트폰에 동작인식과 증강현실(AR) 등의 기능 구현이 가능한 비과시간법(ToF) 카메라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전망에 관련 부품을 제작하는 LG이노텍 등 부품사의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3일 증권가에 따르면 내년 출시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11과 갤럭시A 상위모델, LG전자의 5G 모델과 아이폰 차세대 모델 등에 일제히 ToF 카메라가 도입된다.
ToF는 적외선과 같은 빛이 피사체에 도달했다가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심도를 계산하고 3D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최신형 스마트폰을 기존 제품과 차별화하고 AR 등 5G 시대를 선도할 신규 콘텐츠 활용을 위해서는 멀티카메라와 함께 3D를 구현하는 ToF 모듈을 탑재한 카메라가 필수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주요 스마트폰에 본격적으로 3D 기술 구현을 위한 ToF 모듈이 채용될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올해 1,725억원이었던 ToF 시장 규모가 내년에는 368.8% 증가한 8,087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ToF 시장 개화로 관련 부품사의 수혜도 전망된다. 주요 관련 부품사로는 LG이노텍과 나무가·파트론·하이비젼시스템·옵트론텍·코렌 등이 꼽힌다. 증권사들은 LG이노텍이 5G 모델로 추정되는 LG전자의 최신형 스마트폰에 ToF 카메라를 공급하며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추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전체 판매량 증가 속에 신규 카메라 공급과 평균공급단가(ASP) 상승으로 최고 실적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LG이노텍의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전망치)보다 21% 증가한 4,173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나무가의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 전망치 94억원보다 225.5% 증가한 306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나무가는 올 3·4분기 플래그십 모델향 ToF 모듈을 공급함으로써 분기 최대 매출액 1,19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공급 경쟁이 심화하겠지만 ToF 모듈을 탑재하는 스마트폰 출하량이 2019년 800만대 미만에서 2020년 3,500만대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실적 모멘텀은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박형욱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ToF 모듈이 요구하는 신규 필터(밴드패스필터)는 기존 카메라의 광학필터 대비 ASP가 두 배 이상 높아 관련 부품사의 수혜가 전망된다”며 옵트론텍의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22% 증가한 294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대가 커지며 이들 기업의 주가도 연초 이후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1월2일 종가기준) 8만3,700원이었던 LG이노텍의 주가는 3일 50% 가까이 오른 12만5,000원에, 연초 2만300원이었던 나무가의 주가는 같은 날 연초에 비해 두 배가 넘는 4만7,050원으로 장을 마쳤다. 8,130원이었던 파트론의 주가는 1만2,200원, 4,500원이었던 옵트론텍의 주가는 7,930원으로 뛰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ToF모듈 탑재한 LG전자 ‘G8 ThinQ’.
ToF모듈 탑재한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