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드세븐’으로 유명한 일본계 담배 회사 재팬토바코(JTI)가 KT&G(033780) 지분 2.1%를 블록딜 매각한다. 주관사는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증권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재팬토바코는 이날 장 마감 후 KT&G 주식 286만4,909주를 매각하기 위한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주당 매각가는 9만3,800~9만5,250원으로 이날 종가인 9만7,200원에서 2.0~3.5% 낮은 수준이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재팬토바코는 약 2,683억~2,724억원의 현금을 손에 쥘 것으로 전망된다.
재팬토바코의 KT&G 지분 처분은 최근 재무악화에 따른 자산유동화 과정으로 풀이된다. 재팬토바코는 최근 3년간 약 4조5,000억원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면서 재무상황이 악화됐다. 일본 정부의 강력한 담배 규제 역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그간 전략적 제휴관계를 유지해온 KT&G 주식을 처분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재팬토바코는 2000년대 중반부터 KT&G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며 지분을 확대해왔다. 당시 글로벌 헤지펀드인 칼 아이컨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KT&G의 백기사로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불매운동이 퍼지면서 지난 7월 10%를 웃돌던 시장 지위가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