션 마르코비츠 슈로더 전략가
소수의 ‘슈퍼스타’ 기업들이 최근 몇 년간 투자 지형을 바꿔 놓았다. 미국에서는 산업의 75% 이상에서 슈퍼스타 기업들에 의한 집중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소수의 슈퍼스타 기업들이 각각 소속된 산업에서 판매·이익 및 주가수익률을 지배하고 있다. 이러한 승자독식 시장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좋지만 간접적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고 소득 불평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것은 규제 개입의 가능성을 증가시켜 블록버스터급 초대형 기업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같은 무형자산의 투입 및 디지털 제품 확산으로 기술 기업들은 사실상 미미한 비용으로 새로운 고객을 신속히 확보하고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다. 이 효과는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두드러졌는데 구글은 미국 인터넷 검색 활동의 88%를 차지하고 페이스북은 미국 소셜미디어의 42%를 장악하고 있으며 모바일 운영 시스템은 거의 모두 애플(iOS)이나 구글(안드로이드)에서 제공된다.
투자자들은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미국 기업들은 시장 지배력 향상 덕분에 경제 규모가 커지게 됐다. 1990년대 이래 기업 이익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6~8%에서 현재 10~12%까지 상승했다. 이것은 근로소득 비율과는 상반되는데 약 30년간 하락세였다가 21세기에 접어들어 상승세를 보인 근로소득은 약 64%에서 57%까지 하락했다.
생산성이 근로자에서 슈퍼스타 기업으로 재분배됨에 따라 소득 불평등이 커졌고 산업이 소수 기업에 더욱 집중됨에 따라 해당 기업 주식의 투자수익률이 상승했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저소득층 가구는 고소득층에 비해 주식 소유로 얻을 수 있는 부가 훨씬 적으며 그 혜택이 미국 국민들에게 골고루 평등하게 분배되지 못했다. 실제로 패시브 투자자가 액티브 투자자보다 슈퍼스타 기업들의 강력한 시장 성과로부터 더 큰 혜택을 보았다. 현재 문제는 미국 주식 시장의 집중도가 더욱 커짐에 따라 패시브 투자자는 자신이 인식하는 것보다 더 큰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슈퍼스타 기업의 상승을 뒤집을 수 있을까. 정체된 소득 수준에 대한 불만의 확대는 미국의 포퓰리즘 확대에 기여했고 정부의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졌다. 미국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는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에 대한 조사를 착수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가운데 한 명인 엘리자베스 워런도 이들 기업을 일부 해체해야 한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규제 슈퍼스타 기업의 매출액 증가, 수익 마진,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하락할 위험이 있다. 그리고 그러한 기업들이 시장을 영원히 지배하리라는 법은 없다. 오늘의 시장 지배적인 기업이 내일의 노키아나 블랙베리가 될 수도 있다. 패시브 투자자는 이러한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다. 개별 기업에 대한 엄밀한 분석과 전망만이 투자자들이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에 대응하는 데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