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중동 지역에 병력 1만4,000명을 추가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복수의 미국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중 중동에 1만4,000명을 추가 파병하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5월 이후 중동 지역에 파견된 미군은 1만4,000명 수준이다. 따라서 같은 규모의 병력을 보내기로 결정한다면 중동 지역에 추가로 배치하는 미군 병력이 두배로 불어나게 된다.
아울러 미국은 병력 증강뿐만 아니라 수십척의 함정과 다른 군사 장비도 추가 배치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들은 WSJ에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해외에서 발생하는 분규 사태나 새로운 물리적 충돌을 피하고자 했지만, 이란의 위협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에 대한 무인기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고, 중동 지역 추가 파병을 통해 이란에 대한 군사적 억지력을 더욱 키우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추가 파병 검토는 이란의 역내 도발 가능성을 시사하는 우려스러운 신호들이 잇따라 포착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 해군은 지난달 27일 이란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미사일 부품을 적발해 압류했다고 A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미 해군 함정은 아라비아해 북부 해상에서 작전 활동을 전개하던 중 예멘 후티 반군 지역으로 향하던 무국적 소형 보트를 정밀조사했고, 이 보트에서 미사일 부품을 발견했다. 미 관리들은 AP에 “정교한 미사일 부품이 해당 지역에서 압류된 것은 처음”이라며 “이 부품들은 이란 무기의 모든 특징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또 뉴욕타임스(NYT)는 미 정보·국방 관리들을 인용해 이란이 이라크에 몰래 단거리 탄도미사일 저장고를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정보당국은 이라크에 옮겨놓은 이란의 미사일이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미국의 동맹은 물론 중동 주둔 미군에 위협을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NYT는 사거리 960㎞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이라크 바그다드 외곽에서 발사될 경우 이스라엘 예루살렘까지 타격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라크에 이란의 미사일이 있다는 존재 자체만으로 미국 또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