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로 수사망을 좁혀오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5일 개혁 성향의 5선 국회의원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지난 10월1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물러난 지 52일 만에 단행된 이번 ‘원포인트’ 인선은 윤석열호(號) 검찰에 대한 견제로 해석돼 향후 청와대와 검찰의 강 대 강 충돌을 예상케 한다. ★관련기사 5면
특히 검찰이 ‘유재수 사건’ 수사를 위해 청와대 압수수색을 감행한 바로 다음날 법무부 ‘원포인트 개각’이 이뤄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로 불리는 추 후보자는 민주당 최초의 대구·경북(TK) 출신 당 대표로, 임기 2년 동안 그립감을 갖고 당을 이끌어왔다. 그런 만큼 이번 개각은 ‘조국 사태’ 이후 검찰개혁 동력이 약화됐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강성 중진’인 추 후보자를 임명해 검찰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문 대통령이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추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은 이제 시대적 요구가 됐다”며 “소명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해서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도록 하겠다”고 내정 소감을 밝혔다.
추 의원이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되면서 당분간 ‘청와대발 권력형 비리’를 수사 중인 윤석열 검찰총장과 긴장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선거개입이 정국의 뇌관으로 부상하면서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 국면이 재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 안팎에서는 추 후보자가 장관으로 취임하면 곧바로 검찰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검찰 인사권을 가진 법무부가 하명수사·감찰무마 의혹을 수사 중인 윤 총장의 핵심 수사라인을 교체하는 것으로 신고식을 치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간 법무부가 확보한 검찰 내부의 비위 및 비리를 꺼내 법무부의 감찰권을 본격 발동할 수도 있다.
국회에 계류된 검경 수사권 조정 지원, 검찰의 직접수사 부서 축소 등 현재 도마 위에 올라 있는 검찰개혁의 입법·제도적 과제도 강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 권한의 축소와 분산에 대한 검찰 고유업무의 영역에 직결된 만큼 이를 강행할 경우 검찰과의 대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지윤·조권형기자 y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