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오른쪽)·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3일 국회 의안과에 ‘3대 친문 농단’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가 설명한 ‘울산 제보자’가 다름 아닌 송병기 현 울산시 경제부시장으로 드러나며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과 ‘우리들병원 거액 특혜대출 의혹’까지 겹친 상황에서 5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은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며 성토하고 나섰다. 특히 한국당은 이날 관련 사건들에 개입된 인물들을 검찰에 추가 고발하기로 했다. 그러나 ‘제보자’로 밝혀진 송 부시장은 관련 의혹을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보자는 외부인이 아니라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핵심측근이었다”며 “제보를 이첩했다는 청와대의 설명과 달리 정보를 적극 수집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결국 청와대가 국민을 속인 것”이라며 “한국당에서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국정농단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겠다. 그 결과를 국민에게 알려 국민이 심판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필요하면 특검이나 국정조사 등 대응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도 덧붙였다.
당권파와 비당권파로 나뉜 바른미래당 역시 이날 한목소리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당시 김 전 시장의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송 시장의 최측근의 제보로 청와대가 수사를 지시했다면 살아 있는 권력의 선거개입이라고 보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라고 논평했다. 비당권파인 ‘변화와 혁신’ 소속 유승민 의원은 “유재수 게이트와 울산시장 선거를 둘러싼 청와대의 정치공작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분명히 입장을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했고, 하태경 의원도 “청와대가 캠핑장이라는 말로 진실을 은폐하려다 덜미가 잡혔다”고 표현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등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별도의 ‘친문(親文) 게이트 진상조사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는 한국당은 앞서 고발한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에 더해 다른 의혹 당사자들도 추가 고발할 계획이다. 진상조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곽상도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선거개입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송 시장과 송 부시장을 비롯해 조국 전 민정수석,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이광철 민정비서관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과 김병기 대테러대응과장도 고발하기로 했다. 오거돈 부산시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역시 직권남용과 직무유기죄 등을 이유로 고발된다. 진상조사위에 동참한 김 전 시장은 “청와대 하명에 의한 권력형 선거조작 게이트의 실체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며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날 언급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제보 내용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그는 “내용을 다 밝히고 누가 진실인지 가리자”고 했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