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브라질 벤투곤사우베스에서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경제·외교 각료회담이 열리고 있다. /벤투곤사우베스=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로부터 관세 폭탄을 맞은 남미 경제 대국들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회의를 통해 돌파구를 찾는다. 다음주 정권이 중도 우파에서 좌파로 뒤바뀌는 아르헨티나의 동참 여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간) 메르코수르가 이날부터 이틀간 브라질 벤투곤사우베스시에서 경제·외교 각료회담과 정상회의를 연다고 보도했다. 메르코수르는 지난 1991년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 등 4개국으로 출범한 관세동맹이다. 남미 인구의 70%, 국내총생산(GDP)의 80%를 차지한다. 2012년 베네수엘라가 추가로 가입했으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민주주의 질서를 붕괴했다는 이유로 2016년 자격이 정지됐다. 이번 회의에는 베네수엘라를 제외하고 준회원국을 포함한 남미 지역 모든 국가가 초청됐다.
메르코수르는 이번 회의 기간에 대외공동관세(TEC) 인하를 포함한 시장개방 확대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메르코수르 회원국들은 제3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TEC를 적용하고 있다.
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은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에 이어 파라과이와도 ‘자동차 무역협정’을 체결하며 시장개방에 속도를 냈다. 브라질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파라과이와 완성차 및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 철폐를 내용으로 한 자동차 무역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2일 환율을 문제 삼으며 브라질·아르헨티나산 철강·알루미늄에 관세 부과를 재개하겠다고 발표해 두 나라는 비상상황에 빠졌다. 하지만 우파가 집권 중인 브라질과 달리 다음주 아르헨티나에는 좌파 정부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메르코수르 내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브라질은 TEC 인하를 주장하지만 오는 10일 취임하는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 당선인은 TEC 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코수르·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문제를 놓고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간 갈등이 예상된다. 메르코수르와 EU는 6월 말 FTA 체결에 합의했지만 페르난데스 당선인은 아르헨티나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며 합의 수정을 주장하고 있다. FT는 아르헨티나 대선 직후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아르헨티나가 방해하면 브라질은 메르코수르를 떠날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정상 간 갈등으로 GDP 2조7,000억달러 규모의 주요 경제 블록이 해체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