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현지시간) 민주화 요구 시위가 벌어진 홍콩에서 경찰들이 시위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해산을 시도하고 있다. /홍콩=AP연합뉴스
오는 8일(현지시간) 홍콩에 대규모 시위가 예고된 가운데 홍콩 경찰 총수가 베이징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며 중국 정부가 시위 강경 진압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5일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크리스 탕 홍콩 경무 처장이 6일 베이징에 와서 중국 공안부와 국무원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홍콩 경찰 측도 크리스 탕 처장의 베이징 방문 계획을 확인했지만 자세한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렸다. 크리스 탕 처장은 지난달 19일 홍콩 경찰 총수로 임명된 뒤 시위 진압의 강도를 높여 ‘점심 시위’, ‘인간 띠 시위’ 등 시위가 벌어지기만 하면 무조건 진압에 나섰다.
홍콩 경찰협회 관계자는 크리스 탕 처장의 이번 베이징 방문은 신임 처장 임명에 따른 절차로 중앙 정부에 업무 보고를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홍콩 매체들은 베이징 방문 기간 크리스 탕 처장이 자오커지 중국 공안부장, 국무원 홍콩·마카오 판공실 장샤오밍 주임을 만나고 8일 오전 복귀해 민간인권전선의 대규모 시위를 막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크리스 탕 처장의 이번 베이징 방문이 주목을 받는 것은 대규모 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해온 민간인권전선이 정부에 5대 요구 수용을 촉구하며 오는 8일 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를 하겠다고 경고한 가운데 나왔기 때문이다.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은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시위대는 8일 대규모 시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유화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총파업, 동맹휴학, 철시 등 ‘3파 투쟁’과 대중교통 방해 운동 등 전면적인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크리스 탕 처장이 중국 공안부장 등과 회동을 통해 사전에 시위를 저지함과 동시에 경찰력을 총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서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 또한 홍콩에 인접한 선전에 중국군 무장 경찰 부대로 무력시위를 하거나 홍콩 주둔군 투입을 위협하면서 민간인권전선의 대규모 시위를 막으려 나설 가능성이 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