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엠넷아시안뮤직어워드(MAMA)에서 눈에 띄는 것은 마마무 화사의 퍼포먼스였다. 영국 가수 두아 리파와 함께한 오프닝부터 솔로 곡 ‘멍청이’, 그룹 마마무의 무대, 박진영과 비닐 의상을 입고 부른 ‘날 떠나지 마’까지. 힘찬 춤동작과 목소리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그룹 마마무는 연말을 맞아 각종 시상식에 초대되고 있다. 지난달 열린 2019 브이라이브어워즈와 2019 멜론뮤직어워드 무대에 선 뒤 이번 2019 MAMA를 연이어 소화한 상태다. 오는 25일 SBS 가요대전, 다음달 8일 가온차트뮤직어워즈 참석도 앞두고 있다. 비단 마마무만의 일이 아니다. 각종 시상식은 아티스트의 인기를 실감하게 하는 지표이기도 하지만 해마다 이맘때면 들리는 아이돌들의 부상 소식에 한편으로 염려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커지는 K팝의 위세에 발맞춰 가요 시상식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3년간만 하더라도 아시아아티스트어워즈·소리바다베스트케이뮤직어워드·MBC플러스×지니뮤직어워드·한국대중음악시상식·브이라이브어워즈 등 가요 시상식들이 줄줄이 새로 생겼다. 한 해의 성과를 결산하고 K팝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나날이 숫자만 불려가는 시상식은 상의 권위를 떨어뜨리고 가수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워 취지와 달리 K팝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돌들이 모든 시상식에 참가할 수 없다며 자연스럽게 권위를 잃은 시상식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하지만 엔터 업계의 속사정은 다르다. 최근 만난 한 업체 관계자는 “연말에 시상식과 가요축제가 너무 많아 아티스트들의 건강이 염려된다”며 “행사에 불참하면 주최 측과 관계가 틀어질 수 있어 그러기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수많은 가요 시상식이 한국의 ‘그래미’를 기치로 내세우며 각축전을 벌이기 전에 진정한 K팝 세계화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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