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최선희 "트럼프 발언은 위험한 도전...늙다리의 망령"

崔 "무력사용표현, 재등장시 맞대응폭언"
'늙다리의 망령' 트럼프 강도 높게 비판
북미 화염과 분노시절로 회귀하나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연합뉴스.

최선희(사진)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력사용’과 ‘로켓맨’ 발언에 대해 “실언이었다면 다행이겠지만 의도적으로 우리를 겨냥한 계획된 도발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고 말했다.

최 부상은 이날 담화를 내고 “만약 그러한 표현들이 다시 등장해 우리에 대한 미국의 계산된 도발이었다는 것이 재확인될 경우 우리 역시 미국에 대한 맞대응 폭언을 시작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최 부상은 “최대로 예민한 시기에 부적절하게 내뱉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불쾌감을 자제할 수 없다”며 “2년 전 대양 건너 설전이 오가던 때를 연상시키는 표현들을 의도적으로 다시 등장시키는 것이라면 그것은 매우 위험한 도전으로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무력 사용과 비유호칭이 다시 등장하는가를 지켜볼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위기일발의 시기에 의도적으로 또다시 대결 분위기를 증폭시키는 발언과 표현을 쓴다면 정말로 늙다리의 망령이 다시 시작된 것으로 진단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이 정한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미가 설전을 벌이면서 양측이 지난 2017년 ‘화염과 분노’로 표현되는 극한 대립국면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 칭한 데 이어 북한도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라고 힐난하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상황이 재연될 우려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이노 클링크 미국 국방부 부차관보./연합뉴스

앞서 미국은 외교를 담당하는 국무부가 아닌 군사작전을 실행하는 국방부를 내세워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군사작전도 불사하겠다는 대북 강경 메시지를 냈다.

하이노 클링크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는 전날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이 철회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국방부는 국무부 외교관들이 일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해왔다”면서도 “우리의 대응이 달라지고 국무부의 주도가 다른 어떤 것으로 전환될지도 모를 시점이 올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실제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정찰자산을 보유한 미국은 연일 정찰기를 한반도 상공에 투입하며 대북 강경 메시지가 말뿐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민간 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 공군 정찰기 리벳 조인트(RC-135W)는 이날 경기도 남부 상공 3만1,000피트(9,448.8m)를 비행했다. 전문가들은 은밀한 첩보작전이 필요한 미 정찰기들이 위치식별장치를 통해 작전활동을 외부에 공개한 것은 다분히 북한을 의식한 전략적 행보로 보고 있다.

RC-135W(리벳 조인트) 비행 경로./에어크래프트 스폿 트위터 캡처

북미의 신경전은 한반도를 넘어 국제사회로 번지고 있다. 북미는 미국 주도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오는 10일께 열릴 것으로 예정된 북한 인권문제 회의를 두고 대립했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이날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을 상대로 관련 회의 개최에 반대하는 ‘경고 서한’을 보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김 대사는 “(미국의) 또 다른 심각한 도발”로 규정하고 “최후까지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미국과 다른 국가들이 모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한편 미국의 우방인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6개국 대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런 도발적인 행위들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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