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원대 백신 입찰담합 및 40억 횡령 혐의 의약품 도매상 구속

검찰, 백신 입찰담합 수사 시작 후 세 번째 구속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을 둘러싸고 3,000억원대의 입찰 담합을 벌인 혐의를 받는 의약품 도매상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구상엽 부장검사)는 지난 5일 입찰방해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증재 등 혐의로 의약품 도매업체 W사 대표 함모씨를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송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5일 함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함씨는 군부대와 보건소에 공급하는 백신 납품사업을 따내는 과정에서 도매업체들과 3,000억원대의 입찰담합을 하고 회삿돈 4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입찰방해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를 받는다.


함씨는 담합 과정에서 물량을 원활히 공급해주는 대가로 제약업체 경영진 등에게 리베이트 명목으로 10억원대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배임증재)도 있다.

검찰은 한국백신을 비롯해 유한양행·광동제약·보령제약·GC녹십자 등 제약업체들이 도매업체를 들러리로 내세워 조달청에 백신을 공급하면서 물량이나 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한국백신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고가의 경피용 BCG 백신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일명 ‘불주사’로 불리는 피내용 BCG 백신 공급을 중단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검찰은 공정위와 조달청에서 조사 결과를 넘겨받은 뒤 자체 내사를 진행해 결핵·자궁경부암·폐렴구균 등 백신 공급과정의 담합·뒷거래 정황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3일 제약업체와 도매업체 10여 곳을 압수수색하며 백신 담합 수사에 착수한 이후 한국백신 본부장 안모씨와 또 다른 도매업체 운영자 이모씨 등 2명을 구속해 수사 중이다. 이들은 담합 과정에서 물량을 원활히 공급해주는 대가로 2억원 안팎의 뒷돈을 주고받은 혐의(배임수재 등)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700억원대의 입찰담합 혐의로 의약품 도매업체 S사 대표 유모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기각했다. 검찰은 유씨에 대해 보강 수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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