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이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내년 상반기에는 5세대(5G)가 메모리반도체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의 서버용 신형 중앙처리장치(CPU)인 ‘아이스레이크’의 출시가 계속 지연되며 모바일용 반도체 수요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의 올해 3·4분기 콘퍼런스콜에서는 ‘5G’라는 단어가 총 59번 등장했다. 직전 분기 콘퍼런스콜에서 5G가 27번 등장했다는 점에서 2배 이상 늘었다. 그만큼 5G 보급 확대에 따른 메모리반도체 수요 확대를 기대하는 시장 목소리가 많은 셈이다.
D램 익스체인지 등 시장분석기관에 따르면 전체 D램 수요 중 모바일용 수요는 지난해 32%가량을 차지했고 올해(34%)와 내년(37%)에도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내년 5G 통신칩이 탑재된 ‘아이폰 12’ 시리즈를 내놓을 예정인데다 글로벌 2위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 또한 5G폰에 힘을 줄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5G 수요에 맞춰 고사양 D램을 선보이며 수익 확대를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12기가비트(Gb) LPDDR5 모바일 D램 세계 최초 양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올 초 12기가바이트(GB) LPDDR4X 모바일 패키지를 양산한 데 이어 LPDDR5를 양산하며 기술력을 빠르게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12Gb LPDDR5 모바일 D램은 LPDDR4X 대비 1.3배 빠른 속도를 자랑하며 12GB 패키지로 구현할 경우 44GB 용량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다.
키움증권 분석에 따르면 내년 1억7,700만대의 5G 스마트폰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하이엔드급 모바일 D램 수요 또한 45%가량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모바일 D램 수요도 올해 대비 22%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모바일 D램의 1Gb당 가격은 0.55달러로 서버(0.52달러)나 PC(0.40달러) 대비 높아 이익 증가도 예상된다.
다만 최근 몇 년 동안 메모리반도체 ‘업싸이클’을 선도했던 서버용 D램 수요는 내년 하반기나 돼야 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은 현재 삼성전자 등 D램 업체와 서버용 아이스레이크 출시 전 최적화 작업 등을 진행 중인데 출시 일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 등의 서버용 D램 재고도 여전히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내년 상반기에는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