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 정찰기 리벳 조인트(RC-135W)가 경기도 남부 상공 3만1,000피트(9,448.8m)를 비행했다고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이 9일 밝혔다. /연합뉴스
미 공군 소속 정찰기가 9일 수도권 상공에서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동창리에서 ‘중대 시험’을 했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이다. 북한이 미국에 일방적으로 제시한 협상 데드라인인 ‘연말’을 앞두고 예사롭지 않은 군사 움직임을 계속 보이자 미국도 대북 감시 활동에 바짝 고삐를 죄고 있다.
9일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 공군 정찰기 리벳 조인트(RC-135W)는 경기도 남부 상공 3만1,000피트(9,448.8m)를 비행했다. 리벳 조인트의 비행경로는 인천에서 강원 춘천 방향이었다. 리벳 조인트는 통신 감청에 특화된 정찰기다. 미사일 발사 전 지상 원격 계측장비인 텔레메트리에서 발신되는 신호를 포착하고 탄두 궤적 등을 분석하는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미군의 이 같은 영공 감시 강화는 북한의 최근 동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특히 지난달 28일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시험 발사한 전후로 정찰 활동이 부쩍 많이 확인되고 있다.
리벳 조인트는 지난 2일과 5일에도 한반도 상공에서 작전을 펼친 바 있다. 또 지난달 27일과 이달 3일에는 지상 감시 정찰기 E-8C와 조인트 스타스(J-STARS)가 한반도 상공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비슷한 기간에 드래건 레이디(U-2S)와 EP-3E 정찰기 등의 한반도 상공 항로도 외부에 노출됐다.
미군의 핵심 정찰기 코브라볼(RC-135S)도 동해 상공을 비행했다. 코브라볼은 전 세계에 3대밖에 없는 정찰기로 미국이 모두 보유하고 있다. 고성능 전자·광학 장비가 탑재돼 있어 탄도미사일의 전자 신호와 궤적을 추적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군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한반도 정찰 활동이 이례적으로 늘어난 건 아니지만 북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정찰기의 움직임을 노출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국방부 역시 동창리 등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 주변의 이상징후 파악에 나섰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중대한 시험을) 발표한 사실에 대해 알고 있다”며 “한미가 긴밀한 공조 아래 북한 동창리를 비롯한 주요 지역 활동에 대해서 면밀히 감시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종류의 시험이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분석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대북정보 사안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북한의 ‘중대 시험’이 평양 공동선언 위반일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는 데 대해서도 “분석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답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