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경북테크노파크 두드림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강소기업 커넥팅 데이’행사에서 기업 및 지원기관 관계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기술진흥원
카드리더기 등 모듈 제품부터 카드 프린터까지 종합 카드 솔루션을 개발한 티아이티엔지. 산쿄 등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하던 국내 금융 장비 인프라 국산화에 성과를 냈지만, 수출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 사업에 선정된 것이 변곡점이 됐다. 이후 수출이 2017년 422만 달러에서 2018년 534만 달러로 늘었다. 26% 상승한 것이다. 올해도 이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티아이티엔지 관계자는 “해외 전시회에서 체계적 홍보 지원이 아니었다면 해외 거래처 발굴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 사업이 해외로 향하는 국내 유망 중소기업의 ‘성장 사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원 사업은 흔히 ‘사업 설명회→기업 신청 및 선정→자금 지원→정산’ 구조다. 지원 기관은 단순히 돈을 대는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이 사업은 다르다. △산업기술진흥원 △17개 지역 광역지자체 △중소벤처기업부의 12개 지방청 △테크노파크·과학기술진흥원 등 16개 지역혁신기관 등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기업 지원에 나선다.
해외 마케팅, 경영 컨설팅, 수출 금융, 산학연 사업 등 지원기관 간 역할 분담도 뚜렷하다. 특히 지원기관 실무자가 기업을 직접 찾아 만나는 ‘커넥팅 데이(Connecting day)’는 기업 사이에서 호평받고 있다. 이 사업 지원을 받은 경북 소재의 한 기업은 “통상적 사업 설명회와 달리 지원기관 사람들이 기업을 직접 찾아 애로사항을 듣고 정책 지원에 반영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지원 효과가 낫다”고 말했다.
산업기술진흥원은 지난 2011년부터 9년간 이 사업을 통해 1,243개사를 글로벌 강소기업에 지정했다. 이 가운데 5%인 62개사가 연 매출 400억원부터 1조원까지인 월드클래스 기업으로 컸다. 글로벌 강소기업이 연 매출 100억~1,000억원 수준 기업임을 감안하면 기업의 성장을 유인하는 다리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원 기업 선발 과정에서도 협업 체계가 가동된다. 통상 1월에 공고를 내고 3월에 최종 기업을 선정하는데 기업 현장 평가(지방청), 프레젠테이션 평가(지역 혁신기관)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산업기술진흥원이 선발한다. 뽑히면 4년간 패키지 형태로 지원을 받게 된다. 특히 2018년부터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 과제와 맞물려 매년 200개를 뽑고 있다. 올해는 면역치료 신약개발기업 바이오리더스, 발전기에서 나오는 열을 회수해 활용하는 흡수식 냉동기를 만드는 월드에너지 등이 뽑혔다. 한 기업 관계자는 “글로벌강소기업을 월드클래스 기업으로 키우고 종국에는 한국형 히든챔피언으로 발돋움시키겠다는 지향점이 분명한 것이 이 사업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