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시동(18일 개봉·배급 NEW(160550))’은 캐스팅 단계부터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주인공들의 높은 싱크로율로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웹툰에서 커다란 인기를 끌었던 단발머리 주방장 거석이 형 역을 맡은 마동석부터 노랗게 탈색 염색을 한 반항아 택일 역을 맡은 박정민 등은 코믹 만화에서 뛰쳐 나온 듯 웃음을 유발한다. 상필 역을 맡은 정해인(31·사진)도 마찬가지다. 장르는 다르지만 ‘순정만화를 찢고 나온’ 그야말로 ‘만찢남’으로 개봉 전부터 여성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영화는 고등학교를 자퇴한 반항아 택일과 그의 ‘절친’ 상필이 무작정 사회로 나가서 돈을 벌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이야기다. 무작정 집을 떠나 군산의 ‘장풍반점’에 배달직원으로 채용되는 택일과 사채업체에 위험한 취업을 하는 상필이 만만치 않은 세상을 경험하면서 가족과 우정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영화 ‘시동’. /사진제공=NEW
영화 ‘시동’. /사진제공=NEW
영화 ‘시동’. /사진제공=NEW
11일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해인은 “이제 30대라 10대 연기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했다”면서 “상필은 저와 비슷한 인물”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동안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봄밤’ 등에 출연해 ‘국민 연하남’ ‘멜로 장인’ 이미지를 굳힌 그가 오는 18일 개봉하는 영화 ‘시동’에서 연기하는 상필은 불우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청소년이다. “그동안의 이미지와 많이 다르지만 저는 상필이랑 비슷해요. 할머니랑 함께 한 것도 그렇고, 특출나게 잘하는 게 없고, 어중간 하고 평범했죠. 상필이처럼 친구에게 많이 의지했던 것 같아요. 유행하는 옷, 헤어스타일 등을 따라 하는 평범한 아이였죠.”
극 중 상필은 돈을 벌고 싶지만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인지 모르고 방황한다. 단정한 모범생 이미지가 강한 정해인은 자신 역시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면서 자신의 경험을 그대로 캐릭터에 투영했다고 했다. 그는 “진로를 결정한 건 군 상병 시절이었는데, 그때 스물 세 살이었다”며 “뭘 하면 재미있고, 뭘 잘하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뭐가 됐든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배우가 되겠다고 결심했다”고 털어놓았다. “일을 하다 보니 재미있어지고, 방송에 얼굴이 나오는 게 신기했고, 많은 분들이 즐거워하시는 것을 보고 더 재미있어 계속 일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동안의 고운 얼굴 때문에 무명시절도 겪지 않았을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았단다. 2014년 드라마 ‘백년의 신부’와 영화 ‘레디액션 청춘’으로 데뷔한 이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지난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이후로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정해인은 “상필이나 저처럼 뭘 잘하는지 모르는 많은 분들의 고민을 이해한다”며 “일단 뭐가 됐든 저처럼 해보라는 게 30대 형으로서의 조언”이라고 1020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게종=에프엔씨엔터(173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