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학대' 금천구 아이돌보미, 2심서 집유 석방…"자숙했을 것"

하루 10차례 이상 학대한 장면 CCTV에 담겨
1심서 징역 1년 선고됐지만 2심서 판결 뒤집혀
法 "피고인, 구속 상태서 충분히 자숙했을 것"

아이돌보미 김모(58)씨가 14개월 된 영아가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뺨을 때리려 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생후 14개월 영아를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금천구 아이돌보미’ 김모(58)씨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1부(이대연 부장판사)는 12일 아동학대범죄처벌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에게 보호관찰과 함께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수강을 명령하고 아동 관련 기관에 5년간 취업하지 못하도록 했다.

정부가 운영하는 아이돌봄서비스 소속인 김씨는 지난 2∼3월 자신이 돌보던 14개월 된 아이를 총 34차례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김씨가 밥을 먹지 않는 아이의 뺨을 때리는 등 하루에 많게는 10차례 이상 학대한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담긴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 측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면서도 “피고인이 수사 단계부터 구속 상태로 있으면서 충분히 자숙의 시간을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 측과 진행 중인 민사소송에서 1,5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며 “민사소송 결과에 따라 피해자 측에 적절한 위자료가 산정돼 지급될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피해 아동 부모가 지난 4월 청와대 국민청원에 관련 내용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피해 아동 부모는 아이돌보미가 거실과 침실에서 아이를 학대하는 장면이 담긴 6분23초 분량의 CCTV 녹화영상도 공개했다. 국민의 공분을 이끈 이 청원에는 28만여명이 동의했고 아이돌보미에 대한 검증 강화 등 정부가 ‘아이돌봄서비스 개선 대책’을 내놓는 배경이 됐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