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011160)이 두산중공업의 완전자회사로 편입을 추진, 자진 상장폐지 되는 극약처방을 받아들인 것은 지난해 회수 여부가 불투명해진 채권의 비용처리,할인분양 등으로 재무상황이 악화 된 탓으로 분석된다. 2016년 이후 매출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판매관리비 증가로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일산제니스의 할인분양 계획에 따른 대손상각비 증가로 당기순손실 규모가 영업적자의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두산건설은 본업인 건설로 창출한 영업이익은 차입금 이자 등 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이며 그동안 영업활동으로 확보한 자산들의 가치가 훼손되면서 당기순손실이 지속 커지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전 날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의 완전자회사가 되기 위한 주식의 포괄적 교환 승인의 건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은 주식교환 방식으로 두산건설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후 상폐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두산건설은 2016년 이후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2016년 1조3,342억원이던 매출액이 2017년 1조5,359억원, 지난해 1조5,478억원으로 소폭이나마 증가했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지난해 52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판매관리비가1,47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70억원 가량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판매관리비 중 채권 등의 대손상각비가 541억원에 달했는데 영업활동을 통해 확보한 자산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채권을 회수할 수 없다고 판단, 이를 비용 처리했다는 의미다. 소폭의 영업이익을 냈던 2016년(198억원)과 2017년(589억원)도 차입금 이자 등 금융비용이 각 1,078억원, 908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대출이자를 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계열사의 유상증자 등으로 자본을 확충, 영업활동을 벌여왔지만 지난해 3,775억원의 영업외비용이 발생하면서 독자 경영의 가능성이 한층 더 낮아졌다. 대규모 영업외비용은 당기순손실로 이어졌고 두산건설은 영업적자 522억원에 비해 10배 이상인 5,51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3,775억원의 영업외비용 중 대부분(3,306억원)은 대손상각비 증가로 인한 것이었다. 2013년 준공 이후 두산건설의 골칫거리로 꼽혀온 일산제니스의 추가 할인분양 계획으로 1,646억원의 비용 발생, 천안청당·오송단지 등 장기 미착공 사업장에서 발생한 대여금과 PF 이자비용 등이 손상되면서 811억원의 비용발생, 신분당선 등 민자SOC 사업의 부진으로 SOC 대여금의 회수 가능 금액이 718억원 가량 줄어 비용이 생겼다.
순손실이 누적되면서 자연스레 차입금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두산건설의 올해 2월 기준 총차입금은 8,550억원이며 이 중 올해 만기도래는 6,403억원으로 단기의 비중이 74.89%에 달했다. 특히 차입금의존도(총 자본 대비 차입금 비율)가 2015년 33.29%에서 지난해 말 35.91%로 부채비율이 같은 기간 198.78%에서 552.5%로 늘었다. 두산은 두산건설의 상장폐지 이후 그룹 차원에서 유동성 확보를 위한 대책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계열사를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두산타워 등이 매물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점을 근거로 전문가들은 두산건설이 본업으로 얻은 이익으로는 은행 대출 이자도 갚지 못하고, 향후 회수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던 자산(채권)의 회수가치가 크게 훼손되면서 순손실이 매년 발생하는 상황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못했다. 올해 3·4분기까지 매출1조2,173억원, 영업이익 479억원을 기록했지만 651억원에 달하는 금융비용과 130억원의 영업외비용으로 23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