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배 한도 10% 합의...아시아나 매각 9부 능선 넘었다

금호·현산 27일 주식매매 체결
내년 초 유상증자로 매각 마무리
삼성·SK도 항공동맹 참여 가능성


아시아나항공(020560) 매각과 관련해 금호산업(002990)과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손해배상 한도를 10%로 협의하며 사실상 매각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양측은 ‘기내식 대란’ 등으로 발생한 우발적 리스크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기존 협상 시한을 넘겼다. 그러나 연내 매각 종결이라는 목표로 막판 협상을 진행해 극적인 타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현대산업 컨소시엄은 오는 27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내년 초 매각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금호산업은 내년 1월 이사회를 소집해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각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양측은 협상 과정에서 구주 가격과 기내식 관련 과징금 등 우발채무의 손해배상 한도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하며 지난 12일 체결 예정이었던 주식매매계약을 한 차례 연기했다.


금호산업과 현대산업은 구주 가격을 비롯해 손해배상 한도 범위를 확정했다. 당초 현대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사태와 관련해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최소 구주 가격의 15%를 특별 손해배상 한도로 제시했다. 반면 금호산업은 5% 한도를 제시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양측은 연내 매각이 무산될 경우 매각의 주도권이 금호에서 채권단으로 넘어가는 만큼 연내 매각 종결을 목표로 한발씩 양보하며 10% 수준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현대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본격화되며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산업은 내년 1월 아시아나항공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진을 교체한 뒤 이르면 1·4분기에 유상증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대산업이 범현대가를 상대로 5,00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함에 따라 범현대가 네트워크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 항공물류 비중이 높은 삼성·SK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역시 전략적 제휴 차원에서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각 작업에 정통한 관계자는 “현대산업 측은 아시아나IDT(267850)·에어부산(298690)·에어서울 등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를 기존의 계열사와 연관 지어 경영하겠다는 계획”이라며 “이와 동시에 노후기 교체, 기내식 업체 관리 등 내실을 다지겠다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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