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은 지난 2010년 6월 김봉진 대표가 이끄는 우아한형제들이 음식 배달 서비스 앱인 ‘배달의민족’을 들고 나오며 본격화됐다. 이전까지 소비자들은 매장에 직접 전화를 걸어 음식을 배달시켰지만 배달의민족을 이용하면 말 한마디 없이 다양한 음식을 현관 앞까지 배달시킬 수 있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출시 2년 만에 월간 주문량은 200만건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누적 다운로드 수 4,000만건을 넘어섰다. 이 덕분에 우아한형제들은 2015년 249억원의 영업손실에서 이듬해 흑자로 전환해 지난해에는 5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배달의민족과 국내 배달 앱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딜리버리히어로는 2012년 ‘요기요’를 출시했고 2015년에는 ‘배달통’까지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초 기준 시장점유율은 배달의민족이 55.7%, 요기요와 배달통이 44.3%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배달 앱 시장은 서비스 사업자 간의 경쟁과 모바일 결제 시스템 발달, 1인 가구 증가 등에 힘입어 무섭게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배달 앱 이용자 수는 2,500만명을 돌파해 국민 2명 중 1명이 이용하는 수준으로 보편화됐다. 배달 앱 결제 규모도 2013년 3,676억원에서 지난해 3조원으로 5년 만에 8배 이상 커졌다.
그러나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수수료 부담과 영업지역 침해 등 다양한 논란도 뒤따랐다. 게다가 서비스 업체가 우후죽순 등장하면서 생존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대표적인 곳이 ‘e커머스 업계 공룡’으로 불리는 쿠팡이다. 쿠팡은 5월 음식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를 시범 운영하며 시장 참전을 선언했다. 현재 서울 17개구를 포함해 경기도 수지와 기흥까지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초에는 경기도 전역으로 쿠팡이츠를 확대할 계획이다. 쿠팡이츠는 초반에 최소주문금액 0원, 배달비 0원 등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내걸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 같은 공격적 행보에 업계에는 위기감이 퍼지기 시작했다. 거대 외국자본의 공격이 지속될 경우 자금력이 풍부하지 않은 토종 앱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결국 이 같은 위기감이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의 합병이라는 연합군 결성의 형태로 이어진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음식 배달 시장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지만 아직도 전화 주문이 압도적”이라며 “앞으로 수많은 경쟁자들이 진입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