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에서 홍남기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1인 가구를 위한 정책 종합 패키지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19일 청와대에서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열어 대내외 경제 상황을 점검하고 1인 가구 문제를 포함해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홍 경제부총리로부터 ‘2020년 경제정책방향’의 주요 내용에 대한 정례보고를 받고 “1인 가구의 급속한 증가로 주거정책·사회복지정책 등 기존 4인 가구 기준이었던 정책 변화가 필요한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1인 가구 정책에 대한 문 대통령의 문제의식은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9’와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지난 2018년 기준 585만가구로 전체 가구의 29.3%를 차지해 이미 우리 사회의 전형적인 가구 유형으로 자리매김했다. 우리나라의 1인 가구 비중(29%)은 2017년 기준 미국(27.9%)보다는 높고 일본(34.5%·2015년)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1인 가구의 비중은 커졌으나 35.9%는 월 200만원 미만의 소득자로 집계됐다. 또 일반 가구에 비해 단독주택 거주 비율이 높아 주거와 여가 등 삶의 질 전반에서 열악한 여건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이 직접 1인 가구 정책을 지시하면서 문재인 캠프가 대선 당시 공약했던 각종 정책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현재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구체적인 정책을 가다듬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인 가구를 겨냥한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는 △공공임대주택 동거·비혼·여성으로 확대 △30세 이하 단독세대주 주거대출 확대 △사회임대주택 공급 확대 △아르바이트 임금 체불 시 국가가 선지급(최저임금 120% 한도) △1인 가구 밀집지역 ‘마을공동부엌’ 확대 △보건소 건강관리 프로그램 확대 △여성안심주택, 범죄예방 시스템 확충 △청년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확충 △1인 가구 전용 소포장 판매제품 확대 등이 있다.
한편 홍 부총리는 이날 최근의 경제 상황과 내년도 경제여건을 진단하고 2020년 경제정책방향의 주요 과제 및 경제 전망을 보고했다. 고 대변인은 “투자 활성화, 벤처창업 생태계 강화, 국내 소비·관광을 통한 내수진작 등 경제 전반에 대한 보고와 참석자들의 의견 개진이 있었다”며 “보고를 받은 대통령은 주요 과제 하나하나를 세심히 살폈다”고 밝혔다. 이날 보고에는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 이정동 경제과학특별보좌관이 참석해 의견을 개진했다.
/윤홍우·한재영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