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 성장도 어렵다는데...2개월째 '부진' 표현 뺀 정부

기재부 발간 '그린북' 12월호서
'성장 제약'으로 용어 바꿔 사용


정부가 최근 우리 경제 상황을 진단하면서 2개월 연속 ‘부진’이라는 표현을 뺐다. 대신 ‘성장 제약’이라는 말을 썼다. 4·4분기 첫 달인 지난 10월 산업활동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자 ‘올해 2% 성장은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나오는 데 대해서도 현시점에서 예단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올해 2% 성장도 달성이 버거운 상황에서 정부가 현실 경제를 안일하게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출과 건설투자가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 연속 ‘부진’이라는 표현을 썼다. 역대 최장이다. 하지만 지난달 ‘성장 제약’으로 용어를 바꿨고, 이번 달에도 이를 유지했다. 다만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우리 경제가 저점을 찍고 올라갔다고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생산·소비·투자 등 3대 경기 지표가 전월 대비 동반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2% 달성이 사실상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진단이 나왔지만 정부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홍 과장은 “산업활동 지표가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만으로 2% 성장이 물 건너 갔다고 평가하는 것은 좀 빠른 평가”라며 “11~12월 지표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을 좌우할 반도체 업황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5세대(5G) 이동통신 투자가 본격화하고, 스트리밍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반도체 가격이 올해보다 회복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12일(현지시간) 미·중이 1단계 무역합의를 승인한 데 대해서는 “그동안 여러 경로로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던 요인이 해소되는 것”이라면서 “내년 대외 여건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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