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 정권 국정농단 3대 게이트 규탄대회’를 마치고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두 달 만에 광화문집회를 열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과 정부여당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집중 공세를 폈다.
‘문(文)정권 국정농단 3대 게이트 규탄대회’라는 이름의 이날 집회는 10월 19일 이후 처음 열린 장외집회로 한국당 추산 20만명이 참석했다. 당원과 지지자들은 오후 1시 무렵 집회 장소인 세종문화회관 인근 250여m 가량의 인도와 차도를 가득 메웠다.
집회는 여야 ‘4+1’ 공조로 패스트트랙 법안을 상정·표결하려는 데 맞서는 한편 청와대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 우리들병원 거액 대출 의혹에 대한 여론 형성을 위해 기획됐다.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연단에서 연동형 비례제가 받아들여질 경우 국회에서의 수적 열세가 불가피함을 강조하며 패스트트랙 저지를 호소했다.
황 대표는 20분간의 연설에서 세 차례나 “죽기를 각오하겠다”고 말하며 수위 높은 발언들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며칠 전 예산 통과를 보면 국회법도 망가뜨리고 ‘문아무개’가 제멋대로 하는 것 보지 않았냐”며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무기한 농성을 벌이자고 했다. 반드시 끝장을 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친문 세력들이 선거농단, 감찰농단, 금융농단 등 3대 농단을 저질렀다”며 “친문 핵심 세력들이 청와대에 모여 퍼주고, 막아주고 있다. 윤건영, 백원우, 조국, 김경수뿐 아니라 그 배후에 누가 있겠느냐”고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공세를 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 정권 국정농단 3대 게이트 규탄대회’에 입장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의 하명 수사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도 집회에 참석해 “경찰이 안 되는 죄를 억지로 씌워서 제게 못된 짓을 하다 들통이 났다”며 “백원우, 조국은 중간연락책일 뿐 배후에는 확실한 몸통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이날 집회 이후에도 강경한 투쟁 기류를 이어갈 방침이다. 전날 신청한 ‘임시국회 회기 결정의 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합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도 철회하지 않을 방침이다.
한국당 관계자들은 필리버스터 신청을 수용하지 않은 문희상 국회의장을 겨냥해서는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어제 패스트트랙을 옹호하는 고장 난 스피커 같은 문 의장의 입장문은 마치 청와대 대변인 논평 수준이었다”며 “국회의장이 할 일은 국회법이 인정한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보장하는 것으로, 부디 정치적 중립을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희경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어제 본회의는 4+1 불법 야합 간 의석수 나눠먹기 싸움이라는 이전투구로 불발됐다”며 “민주당과 정치 야합 세력이 해온 주장은 오직 자신들만의 천박한 밥그릇 싸움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