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서림(翰南書林)은 일제강점기에 고서적을 취급하던 전문서점으로 터 표지석은 서울 종로구 관훈동 인사동길에 있다.
1910년 서적상 백두용이 문을 연 한남서림은 초창기에는 운영이 어렵지 않았으나 차츰 재정난을 겪게 됐다. 문화재 수집·보존에 관심이 많았던 간송 전형필은 살림이 어려워진 한남서림을 후원했고 1935년 백두용이 사망하자 이듬해 한남서림을 인수했다.
한남서림은 우리나라의 고서적을 비롯해 주요 문화재의 해외 유출을 막은 전초기지 역할을 했다. 특히 일제시대에 전형필이 훈민정음 해례본 간송본(국보 70호)을 입수하고 지켜낸 곳이 바로 한남서림이다. 일본의 조선어학회 탄압이 극심했던 1943년 전형필은 기와집 10채 정도의 값에 해당하는 1만1,000원을 주고 훈민정음 해례본을 구입했다.
현재 한남서림의 자리에는 전통찻집이 들어서 있으며 서울시는 역사적 의미가 있는 이곳을 기념하기 위해 10월 표지석을 세웠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