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훈 미니소 회장이 13일 서울 강남구 한국기술센터에 위치한 집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성형주기자
“디자이너 1,000명이 매월 600개의 신상품을 생산하는 모습을 보고 상품의 경쟁력에서 승산이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양창훈(60·사진) 비즈니스인사이트 회장은 미니소코리아 인수 전 직접 찾은 현장에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 회장은 중국 광둥성 미니소 본사를 찾아 창업자인 예궈푸 회장과 면담하고 자체 연구개발(R&D) 센터를 돌아봤다. 그는 “중국의 제조 노하우와 일본의 디자인 파워가 합쳐져 시너지를 내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며 미니소코리아도 유통 디테일만 개선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니소는 지난 2013년 중국 청년 기업가 예궈푸가 설립한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다. 전체 판매상품 중 80% 이상을 자체 디자인 및 개발 상품으로 구성한다. 미니소 디자인은 공동창업자인 미야케 준야 수석디자이너가 총괄하고 있다. 양 회장은 가성비 높은 자체기획상품과 함께 협력 업체도 일류만 고집한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화장품 생산의 경우 샤넬과 디올에 공급하는 프랑스 업체를 사용한다”며 탄탄한 제품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한국에 들어온 지 3년이 된 미니소코리아는 초기 대비 매장이 절반 이상 줄어들고 지난해 약 12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겪고 있다. 양 회장은 “그동안 미니소코리아에서 판매한 상품은 미니소 전체 상품의 20%에도 못 미쳤다”며 “미니소 브랜드 외에 다른 제품까지 섞여 판매되면서 브랜드 가치가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니소 브랜드 인지도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매장 개편 및 확대를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다. 부진한 가맹점을 정리하고 직영점 중심으로 오는 2023년까지 매장 수를 지금의 10배 수준인 300개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동시에 미니소의 상품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특화 매장도 확대한다. 지난 13일 미국 마블사와 컬래버레이션한 ‘마블X미니소 IP 블랙골드스토어’ 강남점을 오픈한 데 이어 내년 1월에는 명동에 디즈니 컬래버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화 매장은 마블과 디즈니처럼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콘텐츠와 정식 라이선싱 계약을 맺어 다양한 캐릭터 제품을 선보이는 단독 매장이다. 기존 국내 유통업체의 캐릭터 상품들이 한정적이었던 것과 달리 미니소의 특화매장에서는 수백가지의 관련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양 회장은 “안타깝게도 현재 미니소코리아의 매출은 미니소가 진출한 80여개 국가 중 하위권에 속한다”며 “비효율적인 매장은 과감히 정리하고 미니소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매장으로 재편해 빠른 시일 내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