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제1데이터센터
세종시를 우선 협상 부지로 결정하고 5,4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인 네이버의 제2 데이터센터 ‘각(閣):세종’이 설계를 맡을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단순히 건물 디자인만이 아니라 최첨단 정보기술(IT) 장비를 다루는 곳인 만큼 내부 설계에 있어서도 최첨단의 친환경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설계 책임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는 세종시에 짓기로 한 제2 데이터센터 설계를 국제 공모로 진행했지만 최종 당선작을 선정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설계안 심사위원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아쉽지만 현 단계에서 당선작을 선정할 수 없었다”면서 “고심 끝에 심사결과를 ‘당선작 없음’으로 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는 공모에 참여한 설계안들이 네이버가 기대하는 최첨단 기술 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조금 더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서 추가 검토가 필요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최종 설계 공모안을 선정하기 위해 내년 초 3단계 비공개 전형 진행을 검토 중이다.
최근 네이버는 클라우드 사업에 약 67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네이버의 클라우드 전문 자회사인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은 아시아태평양 법인에 약 259억원, 유럽 법인에 111억원, 일본 법인에 156억원, 북미법인에 141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하지만 정작 클라우드 사업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는 설계 시작 단계에서부터 일정 부분 차질이 생긴 것이다.
이처럼 당초 예정된 일정보다 설계 공모 선정이 지연된 상황에 대해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에 착공을 시작해 오는 2023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기존 일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달 중 우선 협상 부지에 대해 세종시와 최종 협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최선보다는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내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013년 강원 춘천에 지어진 첫 번째 데이터센터 ‘각’에 이은 제2 데이터센터 ‘각:세종’ 건립에는 사업비로 총 5,400억원이 투입된다. 제2 데이터센터의 면적은 ‘각’보다 2배 가까이 큰 10만㎡(3만250평), 지상층 연면적은 5배 가까이 큰 25만㎡(7만5,625평)이 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이를 5세대 이동통신(5G)·로봇·인공지능·빅데이터 등 첨단 산업의 인프라로 활용할 계획이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