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4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한다고 청와대가 20일 공식 발표했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 등으로 양국 관계가 한차례 진통을 겪은 후 성사된 정상회담인 만큼 이번 회담이 한일관계 해빙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24일 오후 청두에서 양자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은 “그간 양국 관계의 어려움에 비춰 개최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며 “지난 11월4일 태국에서 아세안+3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양국 정상 간 환담에 이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고 한일관계 개선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번 회담이 지난해 9월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이뤄진 정상회담 이후 15개월 만에 열리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대감을 표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상들끼리 만나면 진전이 좀 있기 마련”이라며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 지금 과장·국장급의 실무자 회의가 있었다. 조금씩 진전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속도를 조금 더 냈으면 좋겠고 진전되는 범위가 더 넓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강제징용 문제가 회담의 의제로 오를지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예단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제안한 ‘1+1+α(한일 기업 및 국민 성금)’안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 관계자는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이 존중돼야 하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일본의 가해기업이 원하지 않으면 기금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 이행이 무효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