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 후반부에는 신들의 시대가 저물고 영웅 서사가 주를 이루기 시작한다. 신과 인간의 중간에 위치한 영웅들은 자신의 능력으로 괴물을 물리치고 고난을 헤치며 신 없이도 사람이 번영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간다. 최초의 영웅 카드모스, 이성과 논리로 테베를 번영시킨 오이디푸스, 아르고호 원정대를 조직해 그리스 밖의 세계를 탐험한 지도력의 이아손 등 영웅들이 보여준 인간적인 면모는 독자들에게 오랜 세월 카타르시스와 교훈을 전했다.
신간 ‘그리스 신화: 영웅 이야기’는 반신 또는 인간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은 스티븐 프라이의 두 번째 그리스 신화 책이다. 하나의 정전이 있지 않은 그리스 신화는 오랫동안 수많은 작가의 펜 끝에서 새롭게 태어났다. 새로운 세대를 위한 그리스 신화가 필요하다고 느낀 저자는 다양한 고전 문학들을 재해석해 영웅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집중한다. 사건의 선후 관계, 모순점들을 재배열한 책은 인간이 가진 고귀한 가치인 용기·지혜·이성을 강조해 새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신들의 족보만큼이나 복잡했던 영웅들의 관계도가 책 후반부에 수록돼 신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1만9,500원.
/한민구기자 1min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