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21일 전라남도 신안군 엘도라도리조트에서 ‘바디프렌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은퇴 대국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연합뉴스
“모든 순간이 즐겁고 행복했다.”
이세돌 9단이 21일 전라남도 신안군 엘도라도리조트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치수고치기 3번기 최종 3국에서 180수 만에 불계패한 뒤 이 같은 소감을 남겼다. 이날 경기는 인공지능(AI)을 이긴 인류 유일한 기사 이세돌 9단의 25년 바둑 인생 마지막 대결이었다.
앞서 18일 1국에서 흑으로 2점을 먼저 까는 접바둑을 펼쳐 불계승한 이세돌은 19일 2국에서 한돌과 호선으로 대결했으나 불계패했다. 이후 최종국에서 치수가 2점에 덤 7집반으로 조정되며 1국과 같은 조건에서 대결이 시작됐다.
1국과 마찬가지로 세 귀를 차지한 이세돌 9단은 우하귀에서 한돌과 접전을 벌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하변 5점이 잡히면서 90%였던 이세돌 9단의 승률이 70%로 크게 떨어졌다. 이후 한돌은 조금씩 실리를 가져가기 시작했고, 어느덧 90여수쯤에 이르러 한돌이 좌상귀에 이어 상변마저 파고들자 승률 50%를 넘어섰다. 이후 이세돌 9단은 총공세를 펼치며 마지막까지 한돌을 추격했지만 결국 180수 만에 돌을 던졌다.
이날 이세돌 9단은 대국 후 인터뷰에서 “초반과 중반에는 괜찮게 두었는데 나중에 예상못한 수를 당해서 흔들렸다”면서 “좋은 후배들이라면 너끈히 이기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1995년 7월 제71회 입단대회를 통해 프로기사가 된 이세돌 9단은 지난달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24년 4개월간의 현역 기사 생활을 마감했다. 통산 50번의 우승컵을 거머쥔 이세돌은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대결을 벌여 4:1로 패했지만, AI를 이긴 유일한 기사라는 타이틀을 남겼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