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기술·신약개발 자원 늘리자" 유럽법인 설립나서

해외 유수기업과 협력 강화
"현재는 기초자료 수집단계"


국내 매출 1위 제약사인 유한양행이 미국, 호주에 이어 유럽법인을 설립한다. 해외 유수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해 기술 및 신약개발 자원을 확충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를 통해 도입약 의존도를 낮추고 신약개발 전문 기업으로 변신하게 될 지 주목된다.


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최근 서울 마포구 공덕동 KPX빌딩에서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KDDF)·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KoNECT) 공동주최로 열린 글로벌 비즈니스 포럼에서 내년 하반기 유럽법인 설립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유럽의 어느 도시에 설립할 지를 놓고 검토작업이 진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법인 설립지 선정을 위해) 유럽주요 바이오클러스터 도시들과 미팅을 진행중에 있고 현재는 기초 자료를 수집하는 단계”라면서 “유럽의 깊이 있고 다양한 연구기관들과의 협력과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강화가 현지 법인 설립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 이정희 대표 취임 이후 외부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공격적으로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늘려왔다. 타 제약사로부터 기술을 수입하거나 해외 제약사에 기술을 수출한 뒤 공동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지난 2015년 9개에 불과하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은 현재 27개에 달한다. 실제 이중 절반 이상은 외부 공동연구과제를 통해 이뤄졌다. 유한양행 내부에선 이를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부른다.

앞서 유한양행은 각각 지난해 3월과 올해 6월 해외법인인 미국 샌디에이고 ‘유한USA’, 호주 ‘유한ANZ‘설립하는 등 글로벌기지를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세계적 기업 및 연구소들과의 협력도 강화하는 중이다. 지난 달엔 캐나다 바이오기업 사이클리카(Cyclica)와 손잡고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신약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암·면역·노화 기초연구분야에서 명성을 쌓은 호주의 위하이연구소(WEHI)와도 지난 11월 전략적 제휴를 맺고 초기 신약개발 과제들을 공동연구하고 상호 연구자 교류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지난 7월에는 자사가 개발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기술을 총 8억7,000만 달러(1조100억7,000만원)에 베링거인겔하임으로 이전하기도 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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