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人] “굿딜 많았던 한해…내년 해외 인프라 투자 늘리고 리츠 사업도 진행”

■봉원석 미래에셋 IB2부문 대표
전년대비 25% 상향 목표 근접 만족
헌인마을·미주상가 개발 사업 등 꾸준히 수익 낼 딜 진행
내년 개발 사업은 보수적 접근 필요 새 기회 있을 것
부동산 대책 풍선효과 경계해야

봉원석 미래에셋대우 IB2 부문 대표(부사장)는 1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보수적으로 개발 사업을 진행하면서 공모리츠와 인프라 투자 등 영역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권욱기자

#헌인마을 사업은 13년 동안 표류한 고급 주택 개발 사업이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 374번지에 위치해 강남에서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로 평가받는 곳이다. 2006년부터 개발을 추진했지만, 시공사의 채무 문제, 글로벌 금융위기, 시공사의 법정관리, 기존 사업자와 새로운 사업자 및 주민 갈등 등 각종 이유로 번번이 사업은 무산됐다. 하지만 올해 미래에셋대우(006800)가 에쿼티 투자 의사결정을 진행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6월 시행사가 사업을 위해 부실채권(NPL)을 인수하고, 본격적인 개발을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 중이다.

#서울 동대문 청량리 미주상가 B동 오피스텔 신축사업 역시 10년 가까이 표류했던 사업이다. PF 업계에 발 담고 있다면 누구나 한번은 들여다봤지만, 답을 내지 못한 최상급 난이도의 딜로 평가받는다. 72명에 이르는 임차인과 60명이 넘는 소유주 등을 모두 설득하는 일부터 자금 조달을 비롯해 변수가 너무 많은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가 올해 5월 에쿼티 투자를 한 데 이어 브릿지론과 본 PF대출까지 통으로 맡아 진행하며 개발이 궤도에 올랐다. 미래에셋대우가 조달한 금액은 브릿지 대출 840억원, 본 PF대출은 1,350억원이다.

올해 미래에셋대우는 부동산 PF 업계 2대 난제로 평가 받는 딜 들을 풀어내는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두 딜 모두 미래에셋대우 IB2 부문의 성과다. IB2 부문을 이끄는 봉원석 대표(부사장)는 16일 서울 중구 을지로 센터원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굿딜’을 많이 했다고 자부한다”며 “헌인마을 사업이나 미주상가 개발 같이 앞으로 몇 년 꾸준하게 수익을 낼 투자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봉 대표에게 올 한해 실적을 묻자 목소리 톤이 올라갔다.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그는 “올해 목표가 영업수익 2,000억원이었는데 약 1,900억정도 했다. 90% 이상 달성했다. 성공적이었다”고 답했다.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는데 왜 성공적일까. 봉 대표는 “지난해 실적이 1,650억원이었고, 올해 25% 이상 목표를 상향 조정했는데 사실 어려운 숫자였으나 다들 잘해준 덕에 결과적으로 좋은 숫자가 나왔다”고 말했다.

청량리 미주상가B동 모습. 총 72명의 임차인과 60명이 넘는 소유주로 인해 개발 사업이 10년 가까이 표류했지만 미래에셋대우가 참여하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네이버지도
투자 대상을 다변화 한 점도 눈에 띈다. 개발 사업 외에도 물류창고 투자도 진행했다. 비교적 비중이 작았던 해외 투자에서도 굵직굵직한 딜을 이어갔다. 최근에는 NH투자증권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더 드루 라스베가스(The Drew Las vegas)에 공사 자금 대출을 실행했다. 2008년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리먼브라더스가 대출했지만, 리먼이 파산하면서 10년 가까이 흉물로 남아있던 호텔이었다. 시세의 절반 수준에서 대출을 집행했고 골조 공사가 완료됐고 내부 관리 상태도 양호해 짧은 시기 내에 호텔 운영이 가능,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내년에는 IB2 부문의 사업 영역이 한층 더 다양해질 전망이다. 현재 약 100여명이 배속돼 있는데 경력직을 계속 충원 중이다. 국내 부동산 사업을 담당 인력 일부는 IB 3부문으로 보내고, 대신 IB3부문에서 해외 인프라 딜을 하는 인력을 수혈했다. 미래에셋대우가 국내외에서 진행하는 PF 딜은 봉 대표가 사실상 꼼꼼히 모두 살피겠다는 취지다. 그는 “국내 부동산 쪽은 줄이고 글로벌 인프라 쪽 인력이 충원되면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는 등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내년에는 해외 인프라와 해외 부동산, 해외 개발사업에 더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올해 공모리츠 관련 분리과세 등 장려책을 낸 만큼 미래에셋대우 역시 공모리츠 관련 상품을 준비 중이다. 국내 주요 오피스를 비롯해 수익형 임대주택 등 기초 자산 구성은 아직 열려있다. 봉 대표는 “일본은 리츠 시장이 100조원, 싱가포르는 60조원에서 최근 홍콩 자금이 많이 들어와 75조원까지 커지는 등 글로벌 스탠다드”라며 “10조원 규모의 국내 리츠 시장도 계속 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년 국내 부동산과 PF 시장에 대한 전망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면서 “숫자 면에서는 올해보다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증권사 PF에 대해 정부가 깐깐하게 들여다보는 흐름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여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부동산 외에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고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며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PF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고 기회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봉 대표는 “내년 서울에서 진행될 가장 기대되는 개발 사업은 용산 국제업무지구 단위 사업”이라며 정부 주택 정책과 관련해서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권욱기자

올해 서울역 북부역세권 사업이나 마곡 마이스 사업처럼 내년 가장 기대되는 서울 시내 대규모 개발 사업으로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을 들었다. 그는 “사업을 시도했던 2008년 평당 2,000만원하던 오피스 임대료가 지금은 평당 3,000만원을 넘어가는 등 사업성이 상당히 양호해졌다”며 “실제로 사업이 진행된다면 내년 다양한 컨소시엄들의 각축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18번째 부동산 대책을 낸 것과 관련해서는 “아파트 시장이 뜨겁다 보니 분양가 상한제를 비롯해 낼 수 있는 대책은 거의 다 나왔다”며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시장을 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김민경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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