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창원공장은 이날부터 휴업하기로 돼 있던 일부 비정규직 직원이 출근투쟁을 벌이면서 이를 막으려는 사측과 엉켜 혼란을 빚었다. 이들은 결국 라인에 진입해 정상적으로 근무하는 ‘출근투쟁’을 벌였다.
원래 한국GM 창원공장은 이날부터 생산공정을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기로 했다. 라보·다마스 등 생산차종의 일감이 줄어 가동률이 50%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정규직 전반조와 비정규직으로만 구성된 후반조 2교대로 운영됐지만 사측이 올해까지인 비정규직 566명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내보낸 뒤 정규직 중심의 1개 조로 통합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아웃소싱’이 아니라 이른바 ‘인소싱’을 한 셈이다.
하지만 이날 일부 비정규직 직원들이 출근해 생산 업무를 강행하면서 사측의 인력운영계획은 꼬였다. 비정규직 노조 측은 오는 31일까지 근로계약기간이 남았다는 점과 정규직 노조도 1교대 전환 방안에 서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측의 일방적인 계획이라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워 ‘출근투쟁’을 벌였다.
업계에서는 한국GM 사측이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규직 노조와 6개월 이상 1교대 전환을 논의했지만 노조가 모호한 태도를 취하며 서명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 1월, 2월까지 지연되면 2021년 신차 투입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토로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노조도 1교대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새 집행부 출범을 앞두고 ‘비정규직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비판을 받기 싫어 서명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측으로서는 가동률이 절반에 불과한데 비용을 들여가며 비정규직 계약기간을 연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법과 노조의 보호를 받는 정규직 일자리를 손대기는 더더욱 어렵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결국 일감 부족과 정규직 노조 조합원 과보호에 비정규직이 일자리를 잃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