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23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최근 검찰 수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의 핵심 증거로 떠오른 본인의 업무수첩은 단순한 메모장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송 부시장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를 청와대에 최초 제보한 인물이자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최측근이다.
송 부시장은 23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업무수첩은 통상적으로 직장 내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육하원칙에 따라 시간, 장소, 계획이 상세 기재되어 있다”며 “제 수첩은 어느 스님과의 대화 등 지극히 개인적인 소회나 발상이 담긴 메모장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중에서 검찰이 지난해 6·13 지방선거와 관련된 부분만 추출해 조사했으나 사실이 아니거나 오류가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송 부시장은 “2018년 3월31일 저와 송 시장, 정몽주 울산시 정무특별보좌관이 이진석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을 만나 공공병원에 대해 회의한 것처럼 적혀 있는데, 이는 결단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검찰조사 초기에 기억이 흐려져 3번이나 참석자를 바꿔 진술했으나 행적을 들여다보니 토요일이었고 지인들과 골프를 쳤다”는 설명이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 주장처럼 산재 모(母)병원 좌초를 위한 방해는 없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송 부시장은 “2017년 10월11일 청와대 인근 모임은 강길부 의원실 정제원 보좌관이 주최한 것으로, 지역구에 산재 모병원 유치를 위해 노력해왔으나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심사에 통과 못할 상황이 되자 송철호 (당시) 변호사에게 연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변에서는 이게 김기현을 도와주는 거라고 했지만 송 변호사는 울산시에 도움되는 것을 기준으로 해야지 선거에서의 득실을 따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수첩의 존재나 내용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성격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라며 “개인적인 만남과 대화 내용이 기록된 것이 대부분이라 수첩의 성격을 업무수첩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내용에 대해서도 “사실 여부가 뭔지 저도 모르겠다”며 “선거 때 여러 사람과 얘기할 수 있고, 적기도 하고 해야 될 일이 있다면 개인적 입장도 기록한 것”이라고 했다.
송 부시장은 “송 시장과의 통화내용 녹취록을 검찰이 확보하고 있었다”며 “불법감청이 의심되므로 대검찰청과 법무부에 정식으로 조사 판단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