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대한항공

항공수요 감소로 실적 악화일로
경영권 분쟁까지 터져 깊은 수렁
오너 공백기 탓 미래준비도 차질
"국적항공사 1위 지위 상실 우려"


올해 한일관계 악화 등에 따른 항공수요 감소로 실적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미래에셋대우(006800) 컨소시엄으로 매각되며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나서고 있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실패한 애경그룹은 최근 전격적으로 이스타항공을 인수해 단숨에 제주항공과 합쳐 시장점유율 3위로 올라섰다. 두 회사 모두 올해 전열을 가다듬고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 찾기에 전사적인 노력을 퍼붓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공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올해 델타항공과의 협력강화 외에는 미래 시장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 여기에 경영권 분쟁까지 발생하면서 미래에 대한 투자는 물론 사업구조 개편 같은 굵직한 경영적 판단을 속도감 있게 내리기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오너가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후계자를 정하지 못해 발생한 공백 기간에 공교롭게도 국내 항공산업이 격변기를 맞았다”며 “그나마 조원태 회장 체제로 굳어지면서 지배구조가 안정화되는 듯했는데 다시 남매 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너가들끼리 경영권 다툼만 벌이다 정작 중요한 1위 국적 항공사의 지위와 가치를 잃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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