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2일 제7기 제3차 확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북한의 고강도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민간 여객기에 연말·연초 경계경보를 발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ABC방송은 23일(현지시간)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 언급과 관련해 미국과 한국 당국자들이 이번 주 잠재적인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 가능성에 대비해 높은 경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시험 발사 위협은 민간 여객기들마저 긴장하도록 만들었다”며 자체 입수한 ‘위협 분석’에 따르면 미 항공교통 규제기관인 FAA가 “2019년 말에 앞서 또는 2020년 초에” 장거리 마시일 발사 가능성을 경고하는 경계경보를 이달 초 발령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3일 ‘연말 시한’을 상기하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밝히는 담화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성탄절을 전후로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를 발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ABC방송은 “국방부는 북한의 발사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필요한 자산들을 보다 높은 우선순위 쪽으로 이동시켜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필립 데이비슨 인도·태평양 사령관이 미국령인 괌과 하와이 등을 잠재적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기존 최우선 순위인 중국을 염두에 두고 배치했던 전략적 해군 자산을 옮겨야 한다는 전문가의 견해를 소개했다.
ABC방송은 그러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최근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했던 중국과 러시아의 분노를 살 위험이 있고 북한의 남은 선택지 범위를 좁힐 수 있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접근법을 불러올 수 있다고 전문가 견해를 들어 지적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미 정보당국의 사전 탐지가 어려운 고체 연료 로켓 또는 해상 기반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이 방송은 보도했다.
ABC방송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실제 이뤄질 경우 북한의 핵무기를 종식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노력을 흐트러뜨리며 ‘화염과 분노’, ‘리틀 로켓맨’의 시절로 회귀하게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