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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상태의 40대 남성이 성탄절에 장기기증으로 9명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주고 떠났다.
24일 보건복지부 장기이식등록기관인 사단법인 ‘생명을나누는사람들’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에 뇌사상태로 입원 중이던 송모(43) 씨가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새벽까지 장기기증을 위한 적출 수술을 받고 영면에 들어갔다.
화물운송기사이던 송씨는 한국말이 서툰 베트남인 아내와 18개월 된 아들, 암 투병 중인 모친과 함께 살다가 지난 15일 경기도의 한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당했다. 사고로 머리 등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사상태에 빠졌다. 생명을나누는사람들의 상임이사 조정진 목사는 송씨의 지인에게서 사고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가 송씨의 아내와 모친에게 장기기증을 설득했고, 가족들은 그의 장기와 조직을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아주대병원은 송씨의 심장과 간, 췌장 등 장기 9개와 안구, 연골과 피부 등 조직을 이날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로 보내 장기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제공되도록 할 예정이다.
조 목사는 “송씨의 장기로 9명은 새 생명을 얻을 수 있고,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의 조직으로 수혜를 보게 된다”며 “세상에 큰 선물을 주고 떠난 송씨의 남은 가족을 위한 후원계획도 기독교대한감리회 측과 함께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송씨의 모친은 “아들이 죽음을 맞게 된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해 장기기증에 동의했다”며 “나도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이기 때문에 아들의 장기가 다른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