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소 회식' 사라진 송년회...축산업계 연말 특수 실종

돼지고기 도매가 이달초보다 15%↓

직장 송년회에서 이른바 ‘삼소(삼겹살에 소주)’ 회식이 줄어들면서 축산업계의 연말특수가 사라졌다. 주 52시간제 등 제도적 변화에 워라밸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문화가 겹쳐 고기를 굽고 소주·맥주를 마시는 형태의 회식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5일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2월16~20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격은 1㎏당 3,149원으로 전 주 3,771원보다 12.7% 낮아졌다.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는 이달 첫째 주부터 2주 연속 하락했다. 첫째 주 평균 도매가인 4,032원과 비교하면 14.9% 낮아진 가격이다.


전통적으로 연말 회식이 몰린 12월은 돼지고기 수요가 치솟는 대목 중 대목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반대로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하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협회 측은 “송년회 수요가 전혀 없다”면서 “전 주보다 소비가 더 악화해 육가공업체의 가공 감축이 이어지며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냉장 덤핑 물량이 시중에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이류는 심각할 만큼 송년회 수요가 없어 판매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정육류는 급식 납품만 꾸준하고 이외 판매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설 명절 수요도 아직 본격화하기 전이어서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돼지고기 업계가 더욱 어려운 것은 지난 9월 국내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면서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연말특수까지 실종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장을 직접 담그지 않는 ‘김포족’이 늘면서 김장철 수육용 돼지고기 수요도 하락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 악재가 겹쳤고 연말 성수기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며 “내년도 소비가 살아날 만한 큰 이슈가 없어 더욱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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