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 비해 춥지 않은 날씨가 지속되면서 겨울 스포츠 용품 대신 자전거 등 도심형 레저·스포츠 판매가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아직 큰 눈이 내리지 않은 것도 이같은 현상의 한 요인이다.
이커머스 업체 옥션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최근 한 달 간 레저·스포츠·생활 용품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 킥보드 등 도심형 레저 용품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최대 2배 늘었다고 25일 밝혔다. 반면 스키나 스노보드 등 대표 겨울철 스포츠·레저 용품은 판매는 소폭 감소했다.
옥션에 따르면 이 기간 접이식 자전거는 전년에 비해 92%, 도심의 포장도로에서 타는 로드 바이크는 39% 판매가 늘었다. 산악자전거(MTB) 판매도 10% 증가했다. 스키 장비와 스노보드 장비 판매가 각각 7%, 11% 씩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같은 결과가 나온 데는 날씨 영향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예년보다 포근한데다 도로에 눈이 쌓이지 않아 아직 자전거를 타기에 충분한 반면 겨울스포츠를 본격 즐기기엔 기온과 적설량 모두 부족하다는 것이다.
포근한 날씨에 잘 팔리는 것은 자전거 뿐만이 아니다. 킥보드(23%), 인라인 스케이트(54%)도 판매가 증가하는 등 도심형 레저 상품이 전반적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가 증가했다.
정용철 옥션 패션레저실 팀장은 “보통 겨울 시즌에는 스키, 스노보드 같은 겨울형 레저용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상대적으로 자전거나 인라인 같은 도심형 야외 레저용품은 주춤하기 마련인데 올 겨울은 포근한 날씨 탓에 반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전문가 수준의 장비 외에 입문자용 자전거나 유아용 인라인도 판매가 늘어난 것을 볼 때 다양한 계층이 도심 속에서 야외 레저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