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날아다니는 비행접시를 타고 다니고, 지구는 인구 폭증과 환경오염 등의 위기를 맞아 콘크리트 회색빛으로 뒤덮여 있다. 1989년 KBS2TV에서 방영했던 애니메이션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가 그린 2020년이다. 30여 년 전 상상 속 먼 미래였던 2020년을 맞아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가 시청자들을 다시 찾아온다. KBS의 유튜브 채널 ‘KBS 옛날티비’는 최근 ‘2020 원더키디’가 2020년 1월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스트리밍된다고 예고했다.
밀레니엄 세대를 사로잡은 ‘뉴트로(New+retro)’ 열풍이 애니메이션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익숙함(Retro)과 새로움(New)을 동시에 선사하는 복고 콘텐츠가 대중 문화의 다양한 영역에서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애니메이션은 특히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향수와 동심을 자극하며 1020세대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2004년 방영 당시 캐릭터는 물론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까지 큰 사랑을 받았던 애니메이션 ‘달빛천사’는 지난 18일부터 투니버스에서 다시 방송되고 있다. ‘달빛천사’는 병으로 수명이 1년밖에 남지 않은 12세 소녀 루나가 저승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16세 가수 ‘풀문’으로 변신해 꿈을 이뤄가는 이야기로 52회까지 모든 에피소드가 방영될 예정이다. CJ ENM 애니메이션사업부 하나영 편성기획팀장은 “달빛천사를 시작으로 투니버스 애청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편성을 점차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니메이션 ‘달빛천사’ 포스터. /사진제공=투니버스
투니버스는 지난해에도 애니메이션 ‘카드캡터 체리’를 편성하며 많은 이들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카드캡터 체리’는 1999년 국내에서 처음 방영돼 시청률 30%대를 기록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평범한 초등학생 유체리가 실수로 책에 봉인돼 있던 ‘크로우 카드’를 해방시키고 마법의 힘을 얻어 다시 카드를 모으는 이야기다. 투니버스는 20년 만의 방영을 위해 당시 버전을 재더빙했다.
이 밖에 최근 EBS가 육상대회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선보인 EBS 전통 캐릭터들인 뚝딱이(1994), 뿡뿡이(2000), 번개맨(2000년), 뽀로로(2003년) 등도 시청자들의 추억을 자극했고, 1980년대 큰 인기를 누렸던 김청기 감독의 실사 애니메이션 ‘우뢰매’는 올해 최초로 피규어로 등장했다.
애니메이션 업계 한 관계자는 “애니메이션은 대부분 가장 어린 시절에 봤던 콘텐츠인 만큼 다시 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순수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게 한다”며 “어른이 돼서 동화책을 읽으면 그 내용이 새롭게 다가오듯이 어른이 되어 다시 본 애니메이션이 재해석되기도 하며, 당시 애니메이션이 지금 세대에게도 통하는 면이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