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KBS 이사, '손석희 뉴스룸 하차'에 "실체 벗겨져…지난 6년간 가짜뉴스 정글"

손석희 JTBC 대표이사/연합뉴스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의 전격적인 ‘뉴스룸’ 하차가 공식화된 가운데 천영식 KBS 이사는 “이제야 실체가 벗겨진 것”이라는 입장은 내놨다.

천 이사는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손석희식 뉴스의 몰락에서 배우는 것들’이라는 글을 올려 “손석희 뉴스는 최근 3% 안팎을 맴도는 저조한 시청률을 보였다. 연말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그리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천 이사는 “제가 JTBC에 취재한 바에 따르면, JTBC는 2013년 손석희를 영입한 뒤 3% 시청률을 목표로 내세웠다. 손석희가 영입되고도 JTBC 시청률은 한동안 3%를 넘지 못하다가 2014년 세월호를 기점으로 3%를 넘겨 손석희가 살아나게 됐다”며 “손석희는 (세월호 때)엉뚱한 잠수사를 인터뷰하고, 에어포켓의 과대망상을 키우는 등 말 그대로 선정적이고 비인격적인 뉴스를 선보였다. 그 대가로 손석희가 살아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 이사는 이어 “그후 6년 4개월. 손석희의 실체가 벗겨지는데 걸린 시간”이라고 전제한 뒤 “조국 사태 이후 손석희식 뉴스는 이념진영의 결과물이라는게 확인됐다. 문빠(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MBC로 옮겨가면서 JTBC시청률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며 “제가 지난해 KBS 이사가 되어서 보니까 KBS 직원들도 온통 손석희식 뉴스가 무슨 실체가 있는 줄 알고 찬사를 늘어놓고 있었다. 최근에야 그들이 저의 이야기를 알아듣는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천 이사는 “대한민국은 손석희식 뉴스 망상의 포로가 되어 지난 6년간 가짜뉴스의 정글이 되어갔을 뿐”이라면서 “손석희의 하차가 대한민국 뉴스의 정상화로 가는 첫걸음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JTBC는 지난 23일 오후 손 사장의 ‘뉴스룸’ 앵커직 하차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JTBC는 “메인뉴스를 6년4개월 동안 이끌어왔던 손 사장이 앵커직에서 물러나 대표이사직만 수행하기로 했다”면서 “주중 ‘뉴스룸’은 후임인 서복현 기자와 안나경 아나운서 투톱 체제로 운영한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은 홍석현 회장 등 JTBC 최대 주주인 중앙홀딩스 경영진의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손 사장은 “앵커 사퇴는 나도 동의한 것”이라며 “총설 출마설 등 소문은 대부분 음해용”이라고 선을 그었다.

손 사장은 지난 24일 JTBC 보도국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가 (앵커직에서) 급작스럽게 내려간다고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아마도 내가 좀 더 앵커직에 있을 거라는 예상을 해서였겠지만, 설사 그렇다 해도 결국 하차는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는 늘 갑작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 사장은 “앵커 하차 문제는 1년 전 사측과 얘기한 바 있다. 경영과 보도를 동시에 하는 건 무리라는 판단은 회사나 나나 할 수 있는 것이어서 그렇게 이해했다”며 “내년 3월 신사옥 이전, 4월 총선 방송 이후, 4월 드라마 개편 시기 등을 놓고 하차 시기를 고민했지만, 후임자에게 빨리 자리를 넘겨 적응하도록 하자는 판단에 따라 다음 달 2일을 앵커직 사퇴일로 결정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손 사장은 후임자로 낙점된 서복현 기자에 대해선 “강력히 사양해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내가 밀어붙였다”며 “이제는 후임자를 격려하고 응원해서 같이 가야 한다. 그에게 힘을 주시라”고 당부했다.

손 사장은 아울러 총선 출마설, MBC 사장 지원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손 사장은 “‘지라시’는 지금도 열심히 돌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음해용이라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알 것”이라며 “타사 이적설도 도는데 나는 제안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손 사장은 “오랜 레거시 미디어의 유산이라 할 수 있는 나는 이제 카메라 앞에서는 물러설 때가 됐다”며 “누가 뭐래도 JTBC는 새해 새 전망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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