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막은 18번의 대책...서울 계획물량 절반도 못채웠다

<文정부 부동산대책 3년 분석>
주택공급 18.4만가구 예정됐지만
실제 분양물량은 9.1만가구 그쳐
정비사업 지연에 올해도 40%대
규제여파 내년도 공급난 이어질듯


서울 강남구 대치동 쌍용 2차 조합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로 사실상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헌법 재판소가 재초환에 대해 합헌 판결 결정을 내리면서 쌍용 2차 재건축 사업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게 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서울 주택공급의 70~80% 가량을 담당하는 재건축·재개발의 경우 현 정부 들어 쏟아진 18차례의 부동산 대책으로 사업 지연 등이 속출하고 있다. 이는 서울 주택 공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현 정부 들어 서울에서 공급될 예정이었던 아파트 중 실제로 분양된 물량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주택시장에 대해 더욱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면서 내년에도 공급계획 대비 실제 공급량은 턱없이 모자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현 정부 들어 서울 실제 공급 ‘49%’ 그쳐=29일 본지가 부동산114에 의뢰해 분양계획 대비 실제 분양 물량을 분석한 결과 현 정부가 들어선 2017년부터 이달 23일까지 3년간 서울의 민간 주택 공급계획 대비 실제 공급 비율은 49.9%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이 기간 주택 공급은 총 18만 4,085가구가 예정됐지만 실제로 분양된 물량은 9만 1,932가구에 그쳤다.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한 첫 해인 2017년에는 계획 대비 실제 분양 비중이 76.8%(5만 4,004가구 중 4만 1,516가구)로 예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본격적인 규제가 쏟아지기 시작한 2018년에는 37.1%(5만 7,208가구 중 2만 1,235가구)로 대폭 감소했다. 이때 지연된 물량이 올해 계획으로 넘어오면서 올해 공급계획 물량은 7만 2,873가구로 늘었다. 하지만 여전한 규제 여파로 실제 공급량은 2만 9,181가구로 40.0%에 머물렀다.

지방과 비교하면 서울의 공급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2017년 이후 현재까지 전국의 계획 대비 공급 비율은 69.1%로 서울을 크게 웃돌았다. 서울·경기·인천을 합친 수도권의 실제 공급 비율은 60.4%였는데, 같은 기간 지방은 81.2%(48만 5,958가구 중 39만 4,868가구 공급)로 훨씬 높았다. 충북은 계획물량(2만 4,236가구)보다 오히려 더 많은 2만 6,050가구를 공급하며 107.4%을 기록하기도 했다.


철거가 진행중인 둔촌 주공아파트 전경./서울경제DB



◇정비 물량 대부분…내년 전망도 ‘우울’
=정부가 규제의 고삐를 놓지 않고 있는 만큼 내년에도 이 같은 추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내년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물량은 총 32만 5,879가구. 이중 서울에서는 4만 5,944가구가 예정돼 있다. 지난해 계획 물량(7만 2,873가구)보다는 적지만 실제 공급 물량(2만 9,181가구)보다는 많은 수준이다. 올해 수준의 비율(40%)로 실제 공급이 이뤄진다고 가정하면 실제 공급 물량은 1만 8,398가구에 그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계획된 분양 물량 중 상당수가 올해 미뤄진 재개발·재건축 물량이라는 점이다. 올해 분양가 규제, 재개발·재건축 인허가 연기 등으로 사업이 지연된 물량이 내년으로 넘어간 것이다. 공급 실적을 낮추는 주요 요인이 재개발·재건축 물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 부족은 더욱 심화 될 우려가 있다. 내년 전국 공급계획 물량 중 재개발·재건축 물량은 47%, 수도권에서는 50.6%에 달한다. 전국 기준으로 재개발·재건축 비중은 2016년 17%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내년에도 서울에서는 분양 물량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이 내년 4월까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진척이 된 단지들은 내년 초 공급을 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유예기간을 맞추지 못한 단지들은 무리하게 일정을 당길 이유가 없고, 조합 입장에서도 규제로 인한 변수들이 늘어나는 만큼 사업 지연이 발생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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