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안전보장 위해 공세적 조치"...신년사서 '새 길' 밝힐듯

北 "국가사업 전반 해부학적 분석"...사흘이상 전원회의 예고
정부 "경제·핵건설 병진노선 제시한 2013년 회의 버금간다"
전문가 "金, 내년이 정권 존망 기점 될 수도 있다 인식한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9일 평양 노동당 본부에서 열린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2일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김일성 주석의 1980년 당 중앙위 연설 장면./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이틀째 진행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구체적인 노선 변경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자주권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조치들을 거론했다. 내년 1월1일 신년사에서 ‘새로운 길’, 즉 새로운 전략 노선을 제시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통신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전원회의는 계속된다”며 이번 전원회의가 사흘 이상 진행될 것임을 예고했다. 우리 정부는 회의 규모 등에 대해 “기본적으로 2013년에 버금간다”며 추후 결정을 유심히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2013년 3월 제6기 23차 당 전원회의에서 ‘경제·핵무력 건설 병진 노선’을 처음 제시한 바 있다.


통신은 이날 회의에 대해 “조선노동당 위원장 김정은 동지께서 당중앙위원회 사업 정형과 국가사업 전반에 대한 보고를 계속하시었다”며 “현 시기 국가관리와 경제건설을 비롯하여 국가건설 전반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을 전면적으로, 해부학적으로 분석하시었다”고 전했다. 또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조성된 정세의 요구에 맞게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조치들을 취하는 데 대해 언급하고 대외사업 부문과 군수공업 부문, 무장력의 임무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보도되지 않았다.

전일 1일차 회의 때와 비교해 경제 관련 2일차 회의에 대한 언급이 늘어 주목됐다. 통신은 “나라의 경제사업체계와 질서를 합리적으로 정돈하고 강한 규율을 세울 데 대하여서와 인민 경제 주요 공업 부문들의 심중한 실태를 시급히 바로잡기 위한 과업들을 제기하시면서 나라의 자립경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들을 강구하는 데 대하여 강조하시었다”고 전했다. 과학농사 제일주의, 과학연구사업에 대한 정책적 지도, 교육·보건 사업, 증산절약 등에 대한 토의도 진행됐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이날 회의에 대해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국가건설 전반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을 전면적으로, 해부학적으로 분석하였다’는 표현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2020년을 대단히 엄중히 여기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김정은 정권의 안정성을 넘어 존망의 기점이 될 수도 있다고 인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45년 만에 당 전원회의를 수일간 개최하기로 결정한 것은 그만큼 현재 대내외적 상황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경제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시련과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방략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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