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가 열리면서 알뜰폰 업계도 속속 5G 요금제를 내놓고 있지만 이름과 달리 이동통신사보다 가격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선 알뜰폰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5G망 도매대가가 낮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브랜드 ‘리브M’을 시작으로 KT(030200)엠모바일·에스원 등이 잇따라 5G 요금제를 출시했다.
대부분의 알뜰폰 요금제는 8~9GB 데이터를 제공하는 4만~5만원대와 180~20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6만~7만원대 두 가지로 구성돼있다.
업계에선 고객 확보를 위해 요금을 할인해주는 프로모션도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다. KT엠모바일의 경우 8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슬림 M’(월 5만 5,000원)을 현재 프로모션을 통해 월 4만 5,100원에 가입할 수 있다. 20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스페셜 M’(월 7만 7,000원) 역시 월 6만 2,700원에 가입 가능하다.
에스원 안심모바일도 ‘안심 유심 5G 495K’요금제를 월 4만 9,500원에서 월 4만 4,550원으로 낮췄으며 KB국민은행은 거래 실적과 연동해 기본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25% 선택약정할인을 적용한 이동통신 3사의 5G 요금제와 비교하면 알뜰폰 요금제가 오히려 더 비싸다. SK텔레콤(017670)·KT·LG유플러스(032640) 모두 8~9GB를 제공하는 5G 요금제의 가격은 월 5만 5,000원이다. 2년간 선택약정으로 25% 할인을 적용하면 월정액은 4만 1,200원으로 대폭 낮아진다. 같은 수준의 데이터를 주는 알뜰폰 요금제 최저가가 월 4만 4,000원(리브M 5G 라이트)인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더 저렴한 셈이다.
이에 더해 알뜰폰은 6만~7만원대 요금으로 200GB 데이터를 제공하지만 이통사는 무제한 데이터 제공이 가능하다.
2년간 한 이통사와 약정을 유지하는 것이 싫거나 자급제폰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알뜰폰이 전반적으로 이통사 요금제보다 가격 경쟁력에 뒤쳐지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알뜰폰 업계는 5G망 도매대가가 더 낮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는 이통사 망을 일정한 가격을 내고 빌려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현재 5G 망 도매대가는 이통사 요금 기준 75% 수준이다. 10만원짜리 이통사 요금제가 있다면 알뜰폰 사업자는 이를 7만 5,000원에 사는 셈이다. 결국 망 도매대가가 높을 수록 알뜰폰의 요금도 함께 높아져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된다.
이와 관련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LG유플러스의 LG헬로비전(옛 CJ헬로) 인수 조건으로 5G 도매대가를 66%로 낮추게 해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LG유플러스의 망 도매대가가 낮아지면 SK텔레콤과 KT도 내년 중 더 낮추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5G 요금제 가격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데다 이통사 멤버십 혜택까지 겹쳐 알뜰폰 가입을 끌어들일 유인책이 별로 없다”라며 “도매대가 현실화되면 가격을 보는 스마트 컨슈머들이 알뜰폰을 찾아주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