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30일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의 3일 차 회의를 이어갔다고 3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전원회의는 계속된다”고 전해 2019년의 마지막 날에도 회의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비핵화 협상의 분수령이 될 신년사를 하루 앞둔 31일에도 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를 진행한다.
지난 28일 시작된 전원회의가 김정은 체제 들어 전례 없이 길어지고 있는 것은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방증한다. 북한이 전원회의를 이날도 진행한다고 밝힌 만큼 김 위원장은 전원회의 결정서를 토대로 신년사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 전원회의가 나흘 이상 진행된 것은 김일성 시대인 1990년 1월 5∼9일 닷새간 열린 당 제6기 17차 전원회의 이후 29년 만이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이번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보고내용을 보면 별도로 대외를 분리하지 않고 ‘공세적인 정치외교 및 군사적대응조치’로 합쳐두었다는 점만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신년사 내용과 겹친다”며 “결국 전원회의 결정서가 신년사일 가능성이 높은데 그럼 두 번 할 일은 없을 것이고 어떤 방식이든 한 번에 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30일 북한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가 삼일째 평양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연합뉴스
북한이 사흘 동안 전원회의를 진행한 뒤 공개한 내용을 토대로 보면 지지부진한 북미 비핵화 협상에 따른 대응 방향과 함께 자력갱생 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당과 국가사업 전반에서 나서는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제기하시고 그 해결방향과 방도들에 대해 천명했다고 전했다. 그 내용은 △ 경제사업체계와 질서를 정돈할데 대하여 △ 인민경제 주요공업부문들의 과업에 대하여 △농업생산을 결정적으로 늘일데 대하여 △과학,교육,보건사업을 개선할데 대하여 △증산절약과 질제고운동을 힘있게 벌리며 생태환경을 보호하고 자연재해방지대책을 철저히 세울데 대하여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정치외교 및 군사적대응조치들을 준비할데 대하여 △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와의 투쟁을 강화할데 대하여 △근로단체사업을 강화하고 전사회적으로 도덕기강을 세울데 대하여 △ 당을 강화하고 그 령도력을 부단히 높일데 대하여 △ 간부들의 역할을 높일데 대하여 등 총 10가지다.
김 교수는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제시한 문제들이 신년사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신년 부문별 순서는 대내에 이어 대외를 언급하는 데 대내 부문 중 경제, 정치사상, 군사 중 어떤 것이 앞쪽으로 오느냐에 따라 중요도와 정책 우선순위가 높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진단했다.
30일 북한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가 삼일째 평양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3일 회의가 12월 30일에 계속되었다”며 “조선노동당 위원장 김정은 동지께서는 1일 회의와 2일 회의에 이어 보고를 계속하셨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전원회의는 계속된다”고 전해 올해의 마지막 날인 31일에도 회의가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통신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동지께서는 전원회의에서 7시간이라는 오랜 시간에 걸쳐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사업정형과 국가건설, 경제발전, 무력건설과 관련한 종합적인 보고를 하셨다”고 소개했다. 대외 부문과 관련해서는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정치외교 및 군사적 대응조치들을 준비할데 대하여” 보고했다. 김 위원장은 “혁명의 최후승리를 위하여, 위대한 우리 인민을 잘살게 하기 위하여 우리 당은 또다시 간고하고도 장구한 투쟁을 결심하였다”며 “사회주의강국건설의 포부와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승리의 진격로를 힘차게 열어나갈 것”을 호소했다.
통신은 “역사적인 보고는 주체적 힘, 내적 동력을 백방으로 강화함으로써 우리의 전진을 방해하는 온갖 도전과 난관들을 제거해버리고 혁명적 진군의 보폭을 더 크게 내 짚으며 자력부강, 자력번영의 대업을 앞당겨 실현해나갈 수 있게 하는 전투적 기치로 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 28일부터 사흘째 중앙당 전원회의를 진행했으며, 31일 나흘째 회의에서는 그동안 논의 결과 등을 담은 결정서를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AP=연합뉴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북한의 대화 복귀를 재차 촉구했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연말에 그들(북한)이 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대치가 아니라 평화의 경로로 이어지는 결정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들에게 최선의 행동방침은 핵무기 제거를 통해 주민들에게 더 나은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라는 걸 북한 지도부에 확신시키는 경로를 우리가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우리의 관점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면서 “그게 우리의 임무”라고 덧붙였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