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이 결국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단식 투쟁’ 이후 잠시 수그러들었던 황교안(사진) 자유한국당 대표의 리더십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난 4월 국회 패스트트랙 사태부터 삭발과 단식, 대규모 장외 투쟁 등 온갖 수단을 동원했지만 결국 빈손으로 새해를 보내게 됐기 때문이다. 급한 대로 ‘의원직 총사퇴’ 카드를 내놓기는 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황 대표는 31일 ‘민생 행보’를 재개함과 동시에 종로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는 등 총선 승리 전략으로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해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 지도부의 전략이 부재하다는 증거는 여럿 있다. 전날 공수처법이 통과된 직후 “이제 국민밖에 없다”고 호소했을 뿐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못했다. 결국 그간 국회 안팎에서 보인 황 대표의 행보는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셈이다.
전날 밤 한국당 긴급 의총에서 의견을 모은 ‘의원직 총사퇴’ 카드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재적 의원 과반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범여권은 “사퇴하려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 했어야 한다”는 반응을 내놨다.
결국 한국당에서는 민생 행보와 보수통합 등 총선 승리 전략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이날 황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위원회 임명식에서 “인재영입에 총선 승패와 당의 사활이 걸려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정치는 정치”라며 이날 영등포구 대림동 ‘우리시장’을 방문했다. 현 정부의 취약점인 경제를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종로 출마라는 마지막 승부수를 띄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황 대표는 총선 종로 출마설과 관련해 “당이 요구하는 어떤 것이든 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밤 종로 출마설에 “그런 흐름”이라고 밝힌 이낙연 국무총리와의 ‘모의 미니 대선’이 이뤄질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황 대표 리더십에 초점을 맞출 필요는 없다”며 “양당구도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같은 날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다시 ‘보수통합’ 논의를 꺼내 들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의 독선과 오만을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는, 우파든 중도든 모든 분들과 함께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우 한국당 의원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의원직 사퇴카드는 카드가 될 수 없다”며 “비호감 1위 정당 소속 의원들의 사퇴는 모두를 행복하게 할 뿐, 지금 가장 강한 투쟁은 통합”이라고 했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