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통신업계는 인공지능(AI) 기업으로 본격화하는 한편 기업간거래(B2B) 분야에서 5세대(5G) 네트워크 수익모델을 찾기 위한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료방송 시장재편과 미디어 빅뱅 속에 콘텐츠(Contents)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룹 계열사로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첨병 역할도 주어졌다. 역량을 쏟아 부을 분야가 널렸지만 5G 상용화에 따른 마케팅·설비 투자부담으로 경영 효율성(Efficiency) 향상도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2020년 국내 이통 3사의 새해 도전과제와 주안점은 이처럼 알파벳 ‘A·B·C·D·E’로 요약된다.
①AI
KT(030200)는 지난 10월31일 안팎에 ‘AI컴퍼니(회사)’로서 재도약을 선언하며 향후 4년간 3,000억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000명을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AI엔진 ‘기가지니’의 영역을 글로벌 호텔 시장과 산업, 에너지관리, 업무자동화 분야로 확장하고 2025년 적용 단말을 1억개까지 늘려 모든 사회와 대화하는 시대를 열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SKT 역시 조직개편을 통해 최고기술책임자(CTO)에 AIX센터를 맡기고 AI를 모든 사업의 핵심으로 만들 방침이다. ②B2B
지난 4월 세계최초 5G 상용화의 궁극적 목적지는 산업 혁신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스마트팩토리와 자율주행, 스마트 관제 등 5G를 기반으로 한 4차산업혁명 부문 혁신으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였을 때 세계 최초의 의미가 빛을 발한다는 얘기다. 차기 KT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도 서울경제와 만난 자리에서 “5G 상용화에 이어 앞으로 B2B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5G 가 기업현장에서 본격 활용되기까지 전용망을 허용하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허용 등 제도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③Contents
유료방송 인수합병(M&A)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 등 미디어 환경 급변에 따라 사업자간 콘텐츠 제작·수급 경쟁이 극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디즈니를 파트너로 잡기 위한 물밑 접촉이 활발히 진행중이며 유료방송 합산규제 해소에 따라 딜라이브 등 케이블방송에 대한 추가 M&A와 OTT간 제휴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5G 이용자들에게 차별화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킬러 콘텐츠 출시도 기대된다.
④Digital Transformation
SKT와 LGU+는 그룹 내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특명을 받았다.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기반으로 기업 전략과 조직, 사업 모델 전반을 혁신하는 디지털 전환은 각 사를 넘어 그룹의 생존을 좌우할 것으로 분석된다. 하현회 LGU+ 부회장은 연초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CES 2020’을 찾아 페이스북, 티모바일 등과 만나 디지털 전환을 논의할 계획이다.
⑤Efficiency
이통 3사는 5G 상용화에 올해 9조원 가까이 투자했고 새해에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가입자 유치 과열로 마케팅 비용도 상당액 지출했다. 반면 가입자당 매출(ARPU)은 더디게 회복돼 어느 때보다 재무여건이 취약해지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의 국내 통신사에 대한 등급 전망도 ‘부정적’을 유지 중이다. 이 때문에 투자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경영 효율화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