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연합뉴스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은 31일 “명분이 있다면 고향 대전이 아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라도 출마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인재개발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황 청장은 이날 이임식 전 대전경찰청 기자실을 찾아 내년 총선 출마와 관련해 이 같이 말하며 서울·수도권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특정 당과 전혀 상의한 바는 없고 순수히 제 생각”이라면서 “떨어져도 상관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앞으로 계속 고민할 것”이라며 자신의 고향인 대전만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황 청장은 “명예훼손을 당할 정도로 저질스러운 공격을 받다 보니 정치 참여를 해야 하나 회의적”이라며 “그런데도 검찰개혁을 위한 대의 때문에 생각을 바꿔먹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총선출마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황 청장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려면 공직자사퇴시한인 1월 16일까지 경찰 제복을 벗어야 한다. 이를 위해 황 청장은 명예퇴직을 신청했지만 경찰청은 검찰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불허한 상태다. 이에 대해 황 청장은 “그럴 일은 없어 보이나 검찰이 먼저 사건을 종결해 명예퇴직이 가능해지리라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실제 선거 출마를 하게 된다면 의원면직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청장이 자진해서 사표를 제출하는 ‘의원면직’ 카드를 신청할 경우 현행 규정상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더라도 인사권자가 경징계 사안이라고 판단하면 사표 처리가 가능하다. 민갑룡 경찰청장도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황 청장이 의원면직을 신청하면 법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며 “단순히 의심을 받고 고소·고발됐다고 의원면직이 안된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 확인된 사실에 기초해 판단하겠다”고 말해 의원면직 허용 가능성을 열어뒀다.
황 청장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한 검찰 출석 요청 여부에 대해 “아직 연락받은 것 없다”며 “(요청이 오면) 공개적으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