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체중 탈출, 많이 먹는 게 능사 아니다

고령자, 육류·부침 반찬 결들이되
소화제 등 먹어 더부룩함 줄여야
설사 20대 이하, 유산균 섭취하고
식사일기 쓰며 맞는 음식 찾아야

새해에는 기필코 다이어트에 성공하겠다고 다짐하는 분들이 많다. 반면 평생 ‘멸치’ ‘해골’이란 별명을 들으며 살아왔다면 살찌기가 평생 소원인 경우도 있다. 실제로 온라인에서 살찌는 방법을 묻고 답하거나 체중 증가 노하우를 소개하는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살찌기 클럽’ 같은 온라인 카페도 여럿 개설돼 있다.

건강하게 살을 찌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체중을 늘리는 원리는 간단해 보인다. 소모한 열량보다 더 많이 섭취하면 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마른 사람은 에너지의 근원인 근육과 지방이 부족해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경우가 많다”며 “이런 분이 갑자기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소화가 안 되거나 설사를 해 체중이 줄 수도 있다”고 했다.


건강하게 살 찌는 방법을 알려주는 ‘메루치 양식장’의 유투브 동영상(위)과 체중증량 전문 ‘지바디클럽’의 배너(아래).

마른 고령자는 채식 위주의 식습관과 비교적 높은 운동량으로 저체중인 경우가 많다. 박 교수는 “마른 고령자가 체중을 늘리려면 과일·채소 섭취를 줄이고 육류·튀김·부침류를 반찬으로 곁들여 먹으면 좋다”면서 “지방 섭취가 익숙하지 않아 더부룩함을 느낄 수 있으므로 소화제 등 위장 운동을 자극하는 약물을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주식의 양을 늘리기 어렵다면 유제품·죽·떡, 소화가 잘되는 빵을 간식으로 먹는 것도 방법이다. 고섬유질·저열량 식단을 탈피해 고른 영양을 섭취해야 한다.

어린이나 20대 젊은이의 경우 잦은 설사 등 장의 문제로 마른 경우가 많다. 박 교수는 “장이 예민한 사람은 하루 한 두 끼는 소량의 육류를 반찬으로 섭취하고 섬유질인 채소·과일류는 줄여야 한다. 유산균류를 섭취하면 잦은 설사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정기적으로 끼니를 걸러 마른 경우 세끼를 다 챙겨 먹으면 열량 섭취가 30% 늘어 체중 증가가 쉬울 수 있다.

식사일기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른 사람은 대체로 장이 예민해 주변 환경, 음식, 감정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식사를 기록하면서 내 몸에 맞는 음식들을 찾는다면 체중을 서서히 늘릴 수 있다.

마른 몸매는 비만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박 교수는 “체중이 적으면 큰 병은 없더라도 잔병치레가 잦고 몸 여기저기 통증이 있거나 어지러움·소화불량 등을 겪을 수 있다. 미관상의 이유와 TV·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영향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마른 몸매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데 무조건 마른 것보다는 건강하고 내실있는 몸매를 가꾸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